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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세계 석유시장의 10%를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아람코가 11일(현지시간) 사우디 증시에 상장(IPO)한다. 아람코도 IEA가 말한 상황을 잘 안다. 지난달 IPO 투자설명서에서 업체는 IHS 마킷의 전망을 인용해 "2035년 석유 수요가 정점에 이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대중에 공개했다. 시나리오 중에는 "정점이 2020년대 후반에 올 수도 있다"는 내용도 있다.
2025년, 2040년
배기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노르웨이가 2025년부터, 네덜란드·아일랜드 2030년, 덴마크 2035년, 영국·프랑스 등이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다. 최대 자동차시장 중국도 2035년 전기차 판매 비중을 60%로 올리려고 한다. 자동차 기업들도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투자하기 위해 지난달 독일 아우디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금융위기 때 수준의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석유에 국가경제의 40%가량을 의존하는 사우디는 '탈 석유'를 위해 지난 2016년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왕실이 100% 소유해온 아람코 지분의 단 1.5% 공개로 거둔 256억달러(30조5000억원)는 이 사업의 재원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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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3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아람코는 생산원가가 배럴당 2.8달러라고 밝히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낮다. 초경질유로 품질도 좋다. 경쟁력이 있다.
업체는 최근 외부 기업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노린코와 손잡고 중국에 정유·석유화학 단지 조성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지난 8월에는 인도 석유화학기업 릴라이언스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지분 17%를 갖고 있는 국내기업 현대오일뱅크와는 20년 동안 원유를 공급하고, 휘발유·경유 등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석유 수요가 지속될 정유·석유화학 분야에 투자해 안정적인 원유 공급망을 짜고, 원유에만 의존하던 사업 구조도 바꾸려는 시도다. 아람코의 투자가 아시아권에 몰린 것도 눈길을 끈다. 개발도상국이 많은 아시아 지역은 석유 수요가 더 오래 간다고 예상되는 지역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7일 전문가를 인용해 "(장기적으로) OPEC(석유수출국기구)는 매장량이 많고 생산비용이 낮은 사우디, 이에 따라갈 수 있는 쿠웨이트, UAE와 그렇지 않은 다른 산유국으로 양극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석유 사양 시대가 오면 OPEC 카르텔이 무너지고 거대한 강자만이 남는다는 것이다.
아람코는 지난 10월 예비주주들에게, 2024년까지 애플의 5배가 넘는 총 750억달러(89조원)의 배당금을 보장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