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간편결제' 시장 공들이는 은행권...경쟁 격화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9.12.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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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 日·대만 등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 준비

해외 '간편결제' 시장 공들이는 은행권...경쟁 격화


주요 시중은행들이 은행 자체 '페이앱'의 해외 서비스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ICT 기업이 첫 발을 내디디며 걸음마를 뗀 해외 간편결제 시장에 주요 시중은행들도 가세하면서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자체 모바일결제 솔루션인 '쏠페이(SOL Pay)'의 일본과 대만 진출을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도 간편결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약관 개정 신청을 했고, 이달 말쯤 승인 절차가 완료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 자체 페이앱의 해외 간편결제 시장 진출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내년 2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리브(Liiv) 앱에 탑재된 계좌기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리브페이'의 일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약관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일본 현지 가맹점을 확보하는 작업을 완료한 뒤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이 자체 앱을 통해 해외 간편결제 진출을 시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해외 간편결제 시장을 노크하는 이유는 단순히 예대마진을 노린 기존 사업만으로는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전세계적으로 핀테크(금융기술) 기반의 다양한 혁신 금융서비스가 해외 시장에 출시돼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은 한국 관광객이 많은 일본과 대만 등을 상대로 우선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뒤 향후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일본과 동남아 등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어서 해외 간편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일본에 이어 마카오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지에서 카카오페이 로고가 붙어 있는 오프라인 상점에서 별도의 환전 과정 없이 카카오페이 앱의 결제화면을 제시하면 바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역시 내년 1분기 중 대만과 태국까지 간편결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라인페이가 가지고 있는 가맹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대만은 라인페이가 이미 16만곳이 넘는 가맹점을 확보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가 단순 국내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를 넘어 현지 고객들까지 대중화하기 위해선 가맹점 확보가 관건"이라며 "가맹점 확대와 현지 사용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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