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66억' CEO의 노숙체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12.0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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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뉴욕·런던 등에서 노숙체험 행사
노숙인 문제 알리고, 지원기금 마련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노숙체험 행사. /사진=AFP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노숙체험 행사. /사진=AFP


타임스스퀘어에서 트래펄가까지 이어진 노숙 행렬
지난 7일(현지시간) 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번화가이자 관광명소인 타임스스퀘어에 1000명 가까운 노숙인이 몰렸다. 각자 파란 매트와 베개를 바닥에 깔고, 빨간 침낭 속으로 몸을 누였다. 이들이 진짜 노숙인인 것은 아니었다. 노숙인 지원을 위해 유니세프(UNICEF)와 사회적 기업 '소셜 바이트'가 마련한 노숙체험 행사 참가자였다. 영하 3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지만, 참가자들은 기꺼운 표정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 행사의 이름은 '월드 빅 슬립 아웃(World's Big Sleep out)', 추운 겨울 거리에서 지내야 하는 노숙인을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날 뉴욕을 포함해 영국 런던, 인도 뉴델리, 호주 브리즈번 등 세계 50여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된 행사였다. 이날 런던에서는 10도의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내렸지만, 수많은 시민이 트래펄가 광장에서 노숙체험에 동참했다.

이번 일을 기획한 조쉬 리틀존은 7년 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노숙인을 고용했던 일을 계기로 노숙인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일자리를 통해 노숙인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 리틀존은 아예 소셜 바이트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샌드위치 식당을 운영하며 노숙인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재활을 돕고 있다. 그는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거리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노숙인에 대한) 작은 연민과 공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프리드만 나스닥 CEO도 노숙체험
7일(현지시간)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노숙체험을 하고 있는 아데나 프리드만 나스닥 최고경영자(오른쪽). /사진=아데나 프리드만 SNS7일(현지시간)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노숙체험을 하고 있는 아데나 프리드만 나스닥 최고경영자(오른쪽). /사진=아데나 프리드만 SNS
이날 행사에는 유명인도 대거 참가했다.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뉴욕 행사 무대에 올라 잠자리에서 들려주는 동화책을 읽었으며,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영국 영화배우인 헬렌 미렌이 무대에 올라 노숙인 지원을 호소했다. 기업인 중에서도 세계 2위 증권거래소 나스닥의 아데나 프리드만 최고경영자(CEO)가 직원과 행사에 참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이자 1400만달러(약 166억원)이상의 연봉을 받는 스타 CEO가 직접 침낭을 깔고 찬 바닥에 몸을 누였다.

프리드만 CEO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지난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1000여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냈다"면서 "세계 수백만 노숙인에 대한 이해와 지원, 공감을 높이기 위한 행사였으며, 진정으로 겸허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리틀존은 이번 행사를 통해 5000만달러 정도가 모금될 것으로 기대했다. 모금액의 절반은 지역별 비영리 사회단체(NGO) 전달돼 노숙인 지원에 쓰일 예정이며, 나머지는 유니세프에 기부된다.


이런 노력에도 노숙인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뉴욕에서만 3900여명이 거리에서 먹고 자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0월에는 맨해튼 차이나타운 인근 거리에서 잠을 자던 노숙인 4명이 다른 노숙인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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