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리 가슴의 '애박(愛博), 러브벳'…무슨 회사길래?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2019.12.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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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인생 골'상대팀인 번리FC 이목…후원사는 도박 업체인 'LoveBet'

번리를 상대로 돌파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 = 로이터번리를 상대로 돌파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 = 로이터


손흥민(27·토트넘 핫스퍼)이 상대 선수 8명을 따돌리고 75m를 질주해 넣은 '인생 골'의 상대팀 번리FC의 후원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번리의 2019-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 경기서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전반 32분 토트넘 진영에서부터 상대 골문 앞까지 약 75m의 거리를 돌파해 '원맨쇼'로 넣은 골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해당 골이 터지는 순간 현지 해설자는 "월드 클래스"라고 경탄했으며, 토트넘에서 3시즌을 뛴 영국 축구의 전설 개리 리네커는 SNS에 "올 시즌 최고의 골"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리버풀과 호주의 축구 영웅 해리 키웰도 "이번 시즌에 다시는 나오지 않을 골"이라면서 "그라운드의 절반 이상을 뛰어야 하는 골"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날 골 영상이 수백만 번(공식 영상 기준 유튜브 221만 회·네이버 TV 636만 회)이상 재생되면서 상대팀인 번리 FC에게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번리FC는 2014-15시즌까지 53번이나 최상위 무대를 누빈 전통의 명가지만, 2009-10시즌 강등되면서 다섯 시즌이나 2부 리그를 전전했다. 그러다 션 다이치 감독의 지휘 아래 2013-14 시즌 위건 애슬레틱을 누르고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으며,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2017-18시즌 역대 최고 성적인 7위를 거두면서 국제 클럽 대항전인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번리FC의 후원사 'LoveBet' / 사진 = 번리 홈페이지 갈무리번리FC의 후원사 'LoveBet' / 사진 = 번리 홈페이지 갈무리
번리의 후원사는 필리핀-중국계 스포츠 배팅 회사인 'LoveBET'이다. LoveBet는 라이브 딜러 카지노·온라인 슬롯 게임 등 다양한 스포츠 베팅 게임을 제공하는 베팅 브랜드로, 2018년부터는 막대한 투자로 국내에도 이름이 잘 알려진 프랑스 리그1의 명문 구단 파리생제르맹과 협업을 선언한 바 있다. LoveBet는 지난 6월부터 번리와 손을 잡았으며, 이번 계약은 3년간 750만 파운드(약 한화 117억원)규모의 '대형 계약'이다.



LoveBet의 중국어·영어 로고는 번리의 모든 성인용 유니폼 앞면과 좌측 소매(우측은 프리미어리그 패치가 부착되어 있음)에 부착되며, 영국도박위원회(Gambling Commission)의 규제에 따라 아동용 유니폼에는 LoveBet의 로고 부착이 금지된다. 2014년부터 영국도박위원회는 프리미어리그의 '도박 광고'에 규제의 칼날을 빼든 바 있다. 영국도박위원회는 경기장 내부의 LED광고판에 도박 광고를 내보내는 구단에 공식 경고를 보내기도 했으며, 해외 도박업체들은 광고를 위해서는 심사를 거쳐 면허를 받아야 한다.

번리와 LoveBET의 후원 계약 체결 당시 일부 번리 팬들은 "후원사가 도박 브랜드인 유니폼을 거부한다"는 '유니폼 보이콧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도덕적 이슈(Moral Issue)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도박 후원사 보이콧' 운동은 트위터 등 SNS를 기반으로 확산됐다. 당시 한 팬은 "엄브로(Umbro·유니폼 제작사)의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만 도박 브랜드의 로고를 내 가슴에 새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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