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비전펀드2'… 몸집 30% 줄어든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12.0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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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2'가 위워크 등 투자실패를 이유로 자금조달 목표액을 30% 축소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날 텔레그래프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큰손 투자가들이 비전펀드2 투자를 망설이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당초 계획된 1080억달러 규모보다 30% 줄어들 것으로 내부에서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비전펀드2는 지난달 중순 마감된 1차 자금조달에서 20억달러 모금에 그쳤다. 소프트뱅크가 38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다시 투자자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아직까지 투자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이들은 앞서 비전펀드 1호에는 각각 450억달러, 150억달러씩을 투자했었다. 2017년 첫 등장한 비전펀드는 1000억달러를 조달해 여태껏 총 88개 스타트업에 760억달러를 투자했다.

비전펀드2의 몸집이 첫 펀드보다 줄어들게 된 것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부진이 결정타라는 분석이다. 위워크의 만성 적자 및 상장 실패로 소프트뱅크는 9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위워크에만 총 140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위워크 기업가치는 현재 80억달러에도 못미친다. 이 때문에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7000억엔(약 7조4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손 회장이 "3개월 동안 낸 이런 적자는 창업 후 처음"이라면서 "이번 결산은 너덜너덜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손 회장은 자신의 기존 투자 철학을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6일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만난 자리에서는 10분 만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손 회장은 당시 "5분 동안 마윈의 꿈을 듣고 바로 '내 돈을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를 냄새로 알아봤다"고 했다. CNN은 "손 회장이 여전히 자신의 직감을 믿으며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걸 멈출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비전펀드2 역시 자금조달이 생각보다 부진하지만 벌써 첫 투자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CNBC는 비전펀드2가 헬스케어 스타트업 '아너'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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