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워싱'을 관두라는 트위터 게시글. 해당 게시글은 수만 건 이상이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 사진 = 트위터 갈무리
최근 트위터 등 각종 SNS에는 'KOREAN WHITEWASHING'이라는 해쉬태그(#)를 내건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들에는 BTS(방탄소년단)나 트와이스(TWICE)등 한국 아이돌들의 피부가 어두운 색깔로 나온 사진과 함께"원래 피부(Natural Skin)가 훨씬 보기 좋다. 한국 아이돌들은 귀신처럼 보이는 백인 흉내내기를 그만둬라"는 요지의 글이 담겼다.
이날 화두로 떠오른 화이트워싱(Whitewashing)이라는 단어는 영화계에서 주로 사용되던 말로, 백인을 상징하는 화이트(White)와 '세탁하다'라는 뜻의 워싱(Washing)이 합쳐진 신조어다. 직역하면 '백인 세탁'쯤의 뜻을 가진 화이트워싱은 흑인이나 황인 등 유색인종이 맡은 영화 배역을 무리하게 백인으로 바꿀 때 비판의 수단으로 쓰인다.
하얀 피부의 한국 아이돌 사진들에게'화이트워싱을 멈춰라'며 비아냥대는 외국 누리꾼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러나 '화이트워싱 논란'에 대해 국내 팬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평소 아이돌들을 좋아해 사진을 자주 게시한다는 한 누리꾼은 "편집 없이 원본을 올렸는데 화이트워싱이라니"라며 "'최애(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의 피부가 하얘서 하얀 걸 백인 흉내낸다니 어이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것이야말로 백인들의 우월주의 아니겠는가"라면서 "정작 자신들은 까맣고 활기 넘치는 피부를 원해 태닝을 하지 않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한 누리꾼은 "일부러 톤다운 화장(피부 색을 어둡게 하는 화장법)까지 하는 아이돌들을 보고 백인 흉내내기라니 화가 난다"면서 "우리 나라는 몇천년간 '하얀 피부'를 선호해왔는데 갑자기 자기들 흉내낸다며 비꼬는 백인들은 오만의 극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은 "엄밀히 말하면 자기들도 하얀 건 아니지 않느냐"며 "미국이나 유럽을 방문해 보면 빨간빛에 가까운'홍인(紅人)'이 훨씬 많았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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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피부색 지도. / 사진 = 미국의 인류학과 교수 조지 채플린(George Chaplin)의 연구'지리적 위치가 인종 피부색에 미치는 영향'
게다가 누리꾼들의 "오래 전부터 한국인들은 하얀 피부를 선호했다"는 말도 역사적 근거가 있다. 삼국시대에도 이미 쌀겨를 이용해 피부를 미백하는 화장법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남남북녀(南男北女)라는 말도 하얀 피부를 가진 북방계 여성들을 선호하는 경향에서 유래했다. 남자들의 경우에도 하얀 피부가 '양반의 상징'으로 여겨졌는데,'조선 꽃미남'으로 불리워진 헌종(24대 왕)이나 다산 정약용, 이우(고종 아들의 차남)등의 외모 묘사에는 '하얀 피부가 매력적이다'는 표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