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억류자 맞교환' 성사…트럼프 "생큐 이란"

뉴스1 제공 2019.12.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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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처음…양국관계 개선 기대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미국과 이란 정부가 7일(현지시간) 중립국인 스위스에서 상대국에 억류돼 있던 자국민 학자 1명씩을 맞교환했다.

미·이란 양국이 상대국에 억류돼 있던 인사들을 맞교환한 건 2016년 1월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양국이 맞교환한 인물은 1년여 전 시카고에서 미 당국에 체포된 마수드 솔레이마니 타르비앗 모다레스대 교수와 3년간 이란에 억류돼 있던 시웨 왕 프린스턴대 연구원이다.

독일주재 미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에 왕 연구원과 에드워드 맥멀런 주독대사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미 정부 전용기를 배경으로 포옹하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왕 연구원은 지난 2016년 19세기 말~20세기 초 역사 관련 연구를 위해 이란을 방문했다가 간첩 혐의로 체포돼 그해 9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왕 연구원에 대해 "중국 태생의 미국 국적자"라면서 "현재 건강상태가 양호하며 기분도 아주 좋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란 정부도 미국에 억류돼 있던 솔레이마니 교수가 석방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솔레이마니 교수는 미국에서 줄기세포 관련 물질을 밀반출하려 한 혐의로 2018년 10월 시카고 공항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던 인물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솔레이마니 교수와 시웨 왕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억류자 맞교환)에 관여했으며, 특히 스위스 정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왕시웨 프린스턴대 연구원과 에드워드 맥멀런 주독일 미국 대사. © AFP=뉴스1왕시웨 프린스턴대 연구원과 에드워드 맥멀런 주독일 미국 대사. © AFP=뉴스1
이런 가운데 이날 억류자 맞교환을 계기로 미 정부 안팎에선 작년 5월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및 대(對)이란 제재 복원과 그에 따른 이란 측의 반발로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됐던 양국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왕 연구원의 귀환 소식을 알리면서 "아주 공정한 협상을 한 이란에 감사한다. 그것 봐라, 우린 합의할 수 있지 않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한 건 JCPOA 탈퇴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왕 연구원은 (이란에 대한 1500억달러 선물에도 불구하고 )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잡혔다가 트럼프 정부 때 돌아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 당시 이란핵합의에도 불구하고 왕 연구원의 석방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했다"며 "이란은 지금까지 우리의 회담 제의를 거부했지만, 왕 연구원 석방을 계기로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위기그룹(ICG)의 롭 말리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선에 희소식이 있다"면서도 "여전히 몇몇 미국인들이 부당하게 이란에 억류돼 있다. 양국 관계 때문에 그들을 볼모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란엔 미 해군 전역자 마이클 R. 화이트와 시어맥 나마지, 그리고 나마지의 부친 바커 등이 억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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