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시한' 관전포인트…트럼프의 대선·김정은의 성탄절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9.12.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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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트럼프 "金, 美대선 알아, 적대행동하면 놀랄것"...김정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ICBM 등 만지작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대표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정권을 향해 "그들은 잔혹한 진압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으며 수천 명의 시민을 체포하고 있다"며 중동 지역 추가 파병 여부에 대한 질문에 "위협이 있다면 매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AFP=뉴스1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대표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정권을 향해 "그들은 잔혹한 진압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으며 수천 명의 시민을 체포하고 있다"며 중동 지역 추가 파병 여부에 대한 질문에 "위협이 있다면 매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내년 미국 대선이 다가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미 대선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적대적 행동을 한다면 놀랄 것이다.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 관계에 대해선 "매우 좋다"면서도 "일부 적개심(some hostility)이 있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교차한다. 세기의 브로맨스로 불려온 북미 정상의 신뢰가 여전히 살아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않으리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한 편으론 미 대선 구도에 영향을 주는 적대적 도발이 현실화하면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강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



◇美대선…연말 시한vs지속·실질 협상

북미 협상에서 내년 11월 미 대선은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미 대선을 보고 사실상 '다걸기'(올인)를 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말 시한'을 제시했다. 미 대선 캠페인은 내년 2월부터 본격화한다. 연말까지 '새 계산법'을 내놓지 않으면 신년 초입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꽃 길'에 재를 뿌리며 '새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이날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는 국내 정치적 아젠다이다. 시간벌기 속임수다"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사는 "비핵화 이슈는 협상탁(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도 했다. 대북제재 등 적대시 정책이 철회돼야 비핵화 논의가 가능하다는 주장의 반복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대화와 미 대선을 연계하는 발언을 직접 내놓은 것도 북핵 문제의 파괴력을 잘 안다는 방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외교적 치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면 최소한 선거에 방해는 되지 않게 상황을 관리하려 한다. 최근 미 국무부가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sustained and substantive negotiations)'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시간에 좇겨 '배드 딜'(나쁜 거래)'을 하기보다 '굿 딜'(좋은 거래)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성탄절…ICBM 도발vs실무협상 재개


중대 고비는 '성탄절' 즈음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달력은 연말, 크리스마스 시기에 빼곡하다. 실질적인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지 않는 북한에선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는다. 대신 '백두혈통' 일가의 기념일로서 의미가 크다. 매년 12월24일은 김 위원장의 친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이자, 조모인 김정숙의 생일이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했다. 크리스마스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제 갈길을 가겠다는 최후 통첩으로 읽힌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도 성탄절 전후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조선중앙통신은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등 새 길을 천명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북미 대치와 긴장 고조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로 추정되는 상황이 미국 상업 위성에 잡히고, 미국은 연일 정찰기 순회를 하며 북한에 시위 아닌 시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미 정상을 향해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탔다. 떨어지면 다 죽는다"며 대화와 결단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을 비롯한 백두산일대 혁명전적지를 방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04.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을 비롯한 백두산일대 혁명전적지를 방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0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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