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자사주 1000억원 소각…국내 은행지주 중 최초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9.12.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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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금융/사진제공=KB금융


KB금융지주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국내 은행 중심 금융지주회사가 자사주를 소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은 6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소각 대상은 총발행주식의 0.55%이며 오는 12일 소각할 예정이다.

KB금융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번에 소각하는 자사주는 매입해 보유중인 자사주 2848만주 중 일부다.



미국, 호주, 대만 등에서는 금융회사의 자사주 소각이 일반적이나 국내에서는 KB금융이 처음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KB금융은 저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금융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로 2018년 기준 글로벌 금융회사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미국이 100%를 넘고 호주, 대만도 60~70% 수준이나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은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다.



KB금융이 자사주 소각을 단행할 수 있었던 건 보유 자사주가 많을 뿐만 아니라 자본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 9월말 기준 BIS(국제결제은행) 총자본비율이 15%이고 보통주자본비율이 14%를 상회하는 등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자본비율 산출 때 자사주를 이미 자기자본에서 차감하고 있어 이번 자사주 소각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KB금융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영업환경에서 은행의 성장성 한계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했다"며 "배당,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한차원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비용을 안정화함으로써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선제적이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견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활용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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