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에 우울한 '무역의 날'…"내년엔 해가 뜬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19.12.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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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5/사진=뉴스1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5/사진=뉴스1


수출 한국의 위상을 되새기는 '무역의 날' 행사가 56회를 맞았다. 매년 한해 수출 성과를 돌아보고 무역인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이지만 올해 분위기는 밝을 수 없었다. 미중 무역전쟁, 반도체 부진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 실적이 뒷걸음질친 탓이다. 정부와 업계는 올해 '3년 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이 유력하다는데 위안을 삼고 내년 1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과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무역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무역의 날은 1964년 수출 1억불 달성을 기념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성윤모 산업부 장관, 김영주 무역협회장과 수출기업 관계자 등 2000여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올해 행사 슬로건은 '변화의 파고를 넘어, 흔들리지 않는 무역강국으로'이었다. 부진을 극복하고 확고한 무역강국으로 다시 자리잡자는 의미가 담겼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보호무역주의의 거센 파고를 넘어가야 한다.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수출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2030년 세계 4대 수출 강국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9.12.05./사진=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9.12.05./사진=뉴시스
올해 수출 실적은 암담한 수준이다.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수출이 줄어든 이래 최장기간 감소세다. 1~11월 누적 수출액은 496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7% 감소했다. 수입 역시 같은기간 6.4% 줄어든 4596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수출은 6049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급반전한 셈이다.

어려워진 대외 여건이 문제였다.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경기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미국, 중국 등 주력수출시장에 대한 수출이 동반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품목 수출 부진도 한 몫 했다. 특히 수출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이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하고 있는 점은 뼈아프다.

올해 무역규모가 1조달러는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2017년 이후 3년 연속 무역액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등 전세계 9개국이다. 수출단가 하락으로 올 들어 내내 금액기준 수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전체 수출물량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수출 품목과 지역 다변화에도 성과를 거뒀다.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 신산업이 주력품목을 대체하는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성장했다. 기존 주력품목 중 부진했던 자동차, 선박 수출도 늘었다. 신남방 지역 수출비중이 사상 최초로 20%를 돌파하고, 신북방 지역 수출액은 24% 성장하는 등 전략지역으로의 수출 실적도 개선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무역이라는 주재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무역이라는 주재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내년에는 세계 경제회복 등에 힘입어 1분기 플러스로 돌아선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수출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세안 등 신남방 지역과 무역을 늘리고 2022년 까지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수출경쟁력을 결정 짓는 소재·부품·장비 산업과 신산업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날 기념식에선 올해 수출을 위해 노력한 무역인을 격려하기 위해 유공자 597명에 대한 정부 포상이 이뤄졌다.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은 송호성 기아자동차 부사장, 강세욱 삼성물산 그룹장에게 돌아갔다. 마정락 세아엠앤에스 대표, 김기현 영호엔지니어링 대표, 이진국 엠티오메가 대표 등 중소.중견기업 대표도 금탑훈장을 받았다.

100만달러부터 900억달러까지 수출 실적 별로 수여하는 '수출의 탑'은 총 1329개사가 수상했다. 최고액 수출의 탑인 100억불 탑은 SK트레이딩이터내셔널에게 전해졌다. 심원테크 등 108개사는 처음으로 수출의 탑을 받았다. 올해 신설된 '브랜드 탑'에는 LG생활건강의 '숨37°',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오스템임플란트'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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