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아마존식 멤버십 내놨지만…'무료배송' 없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19.12.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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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 유료 멤버십 '올프라임' 출시…콘텐츠 연계해 의미있지만 e커머스 부문 혜택은 부족

11번가, 아마존식 멤버십 내놨지만…'무료배송' 없네


11번가도 유료 멤버십을 출시하면서 충성고객 잡기에 나섰다. SK텔레콤과 연계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 이용권 무료 제공 등 영상·음악 콘텐츠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는 '아마존'식 유료멤버십을 출시한 것.



콘텐츠 연계가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지만 경쟁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는 '무료 배송 혜택'이 빠지는 등 e커머스 혜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4일 SK텔레콤과 손잡고 디지털 콘텐츠 혜택과 모바일·온라인 쇼핑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 '올프라임'을 론칭했다. 이용 요금은 월 9900원이다.



올프라임을 이용하면 웨이브 베이직(Basic) 이용권, 음악플랫폼 'FLO(플로)' 모바일 무제한 듣기, 전자책 서비스 '원스토어 북스'의 도서∙웹소설 무제한 패스 중 한 가지를 무료 이용할 수 있다. 11번가 전용 혜택으로는 SK 페이 포인트 2% 추가 적립, 특가몰(20여개 생필품∙e쿠폰 특가 판매) 접속 혜택이 주어진다.

아마존 모델 따라가긴 했지만…국내 경쟁사에 비해 약한 e커머스 혜택
아마존 앱 화면. 앱 내에서 바로 TV 드라마,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기능이 마련돼있다./사진=아마존 앱 화면 캡처아마존 앱 화면. 앱 내에서 바로 TV 드라마,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기능이 마련돼있다./사진=아마존 앱 화면 캡처
11번가 유료 멤버십은 주로 추가 할인 혜택, 쿠폰, 적립금 등을 제공하는 경쟁사에 비해 최초로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했다는 면에서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 출시 시기는 가장 늦었지만, 국내 업계가 추구하는 '아마존 프라임'식 멤버십 제도에 가장 근접한 것.


하지만 11번가 자체 혜택이 경쟁사에 비해 부실하다. 주요 e커머스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는 무료 배송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쿠팡, 롯데쇼핑 등은 월 2000원대 요금인데도 무제한 무료 배송을 제공한다. 위메프는 한달로 환산하면 825원 꼴이지만 무료 배송을 하고 있다.

11번가는 월 9900원이라는 상대적으로 고가 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SK 페이 포인트 2% 추가 적립, 특가몰 접근 권한을 주는 정도다. 게다가 영상, 음악, 도서 부문 혜택을 동시에 주는 게 아니라 한 가지만 골라서 쓸 수 있어 완벽한 아마존식 회원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SK페이 포인트 추가 적립은 이미 위메프, 롯데오너스, 티몬 등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혜택이다. 20여개 생필품을 최저가에 구매할 수 있는 특가몰 접근 권한을 주는 것도 타사와 유사한 서비스다. 11번가만 놓고 봤을 때 차별화되는 특별한 혜택은 따로 없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별 마케팅도 실현 어려워…타 법인인 SK텔레콤과 연계해서 내놓는 서비스기 때문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아마존 프라임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고객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11번가는 웨이브, 플로 등 타 앱과 연계하는 서비스에 그쳐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마존 프라임은 각 고객들이 어떤 영화를 선호하고 아마존에서 어떤 제품을 검색했는지 데이터를 모아서 바로 활용할 수 있지만, 11번가는 웨이브에서 어떤 콘텐츠를 이용했는지 데이터를 파악하려면 SK텔레콤에 따로 요청해야 하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에서 영상 콘텐츠 등을 활용한 유료 멤버십을 낸 건 국내 최초이기 때문에 분명히 의미는 있다"면서도 "아마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인 고객 데이터 직접 수집은 아직 불가능한 단계라 아직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11번가와 SK텔레콤은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추후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입장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을 이제 막 출시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고객의 피드백을 참고해서 서비스를 계속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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