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에 1.4만명 추가파병 검토…이란 겨냥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2.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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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백악관, 중동 미군기지 대폭 확대 검토 중" 보도…일본 정부도 중동에 독자적 자위대 파견 검토 중

지난 6월 대이란 제재 발효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지난 6월 대이란 제재 발효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에 최대 1만4000명의 미군을 파병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항하기 위해 최대 1만4000명의 추가 병력을 파견하고 수십 척의 선박과 기타 군사물품을 지원하는 등 중동의 미군기지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동에 파견된 미군의 수도 1만4000명 수준이어서 이 같은 규모의 추가 파병이 진행되면 병력은 두배로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중 추가병력 배치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WSJ는 "측근들에 따르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과의 교착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스라엘의 요청 등에 따라 이란에 대해서는 위협에 대응할 필요성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9월 14일 발생한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소유한 원유시설 2곳 공격에 대해 이란이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이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은 해당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당시 사우디 영공과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미군 수백명을 파병하기도 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역시 해상 자위대를 중동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방위성 설치법에 규정된 '조사연구'를 명목으로 해상자위대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를 중동에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부터 중동 '호르무즈 호위 연합' 참여를 요청받은 일본 정부가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연합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독자적으로 군대를 파견해 정보수집 활동을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올 상반기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이 자주 공격받는 사태가 벌어지자 우방국에 항로를 보호하기 위한 군대 파견을 요청했다. 교도통신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각의(국무회의)가 올해 말까지 중동 파병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3일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자위대의 중동 파병을 반대했다. 아락치 차관은 "이란 정부는 일본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라면서도 "외국 군대가 중동에 주둔하는 것은 안정과 평화,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만난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이란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 /사진=AFP지난 8월 만난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이란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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