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 21개월만에 '거래재개'..."주주에게 위안, 모두에게 감사"

이대호 MTN기자 2019.12.04 18:42
글자크기




경남제약 주식이 21개월만에 거래재개된다. 한때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지만 최대주주 변경 이후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올라섰다.

한국거래소는 4일 개최된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경남제약에 대한 '주권매매거래 정지 해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남제약은 5일부터 주식거래가 가능해진다.



하관호 경남제약 대표이사는 "그동안 고생하셨던 주주 여러분에게 위안이 됐으면 한다"며, "그동안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고생해준 임직원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진형 경남제약 소액주주모임연대 대표는 "소액주주들은 정말 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많이 노력해준 라이브플렉스 측과 경남제약 임직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경남제약 주식이 코스닥에서 거래되는 것은 지난 2018년 3월 2일 이후 21개월만이다. 당시 경남제약은 이희철 전 회장 재직시절(2008~2013년) 벌어진 분식회계로 인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주식거래까지 정지됐다.


이후 지난해 3월 22일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지정됐으며 지난해 12월 14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는 상장폐지까지 심의되기도 했다.

이어진 수차례 M&A(에버솔루션·텔로미어, KMH아경그룹, 마일스톤KN펀드, 넥스트BT)가 잇따라 무산되거나 계속해서 잡음을 일으켰다. 전 최대주주와 전현직 경영진, 소액주주 등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면서 M&A가 잇따라 표류했다.

정상적인 M&A가 시작된 것은 올해 4월부터였다. 한국거래소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최대주주 변경 과정의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이 지켜지기 시작한 것.

지난 4월 18일 새로운 최대주주 유치를 위한 공개 경쟁입찰이 시작됐고, 5월 10일 우선협상대상자로 '바이오제네틱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들은 앞서 지난 2월 7일 경남제약 전환사채(CB) 150억원 규모를 인수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바 있다. 우협 선정 이후 5월 23일 유상증자 대금 270억원을 납입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당시 바이오제네틱스·라이브플렉스·씨티젠·위드윈인베스트먼트 등이 26.92%를 확보했다.

이후 5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하관호·안주훈 각자 대표이사가 선임됐고, 거래재개를 위한 경영 정상화가 본격화됐다. 독립적인 감사실과 투자심의위원회 등을 설치해 경영진의 전횡을 막도록 했다. 앞서 펼쳐진 M&A 과정에서 대규모 지분을 확보한 이해관계자들은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경남제약은 대표이사뿐 아니라 주요 임원을 대형 제약사 출신으로 대부분 교체하기도 했다.

이후 레모나 등 전통 브랜드 재건과 GMP 생산시설 보강 등에 투자하며 사업적으로도 일어섰다. 최근 경남제약은 방탄소년단(BTS)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패키지를 리뉴얼하며 레모나를 탈바꿈시켰다. 영업조직도 보강해 생산-마케팅-유통 조직 모두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레모나는 약국과 편의점 등 기존에 약했던 유통망이 확충됐다. 기존에 레모나를 취급하지 않았던 유통점에서도 이제는 물량을 독촉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판매망을 자사몰로 일원화 했다. 무너진 유통구조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가격구조 역시 정상화시켰다. 최근 레모나 프렌즈몰에서 레모나 일부 제품은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장기적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경남제약은 태반 유래 자양강장제인 자하생력의 100% 자체 생산을 위한 시설투자도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인태반 원료 가공부터 액상제조까지 전생산 공정을 직접했지만, 패키징은 외부업체에 위탁해왔다. 패키징 라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안주훈 경남제약 대표이사는 "자하생력은 입소문 덕분에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아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꾸준히 판매되는 효자 상품"이라며, "3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경영 정상화 과정과 제품군 강화 방안을 설명한 바 있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