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운항 모습/사진제공=현대중공업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IMO2020'의 시행을 한 달 여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조선과 해운업종을 관련 수혜주로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만한 강력한 국제 규제의 등장으로 새로운 변곡점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선박들이 황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는데 △고유황유(HSFO) 대신 저유황유(LSFO)를 사용하거나 △황 배출을 줄이는 설비인 스크러버(Scrubber)를 선박에 장착하거나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선박 수주잔고 가운데 1만5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급 이상 대형 선박은 1274척이었고, 이중 고유황유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선박은 전체의 18.6%인 237척으로 집계됐다. 친환경 선박의 비중은 올해 3월 43%까지 증가했고 8월에는 69%로 더 늘었다.
이 기간 친환경 선박 237척 중 절반인 127척을 한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LNG선은 90%, 탱커와 컨테이너선은 각각 50% 이상 점유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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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선박의 발주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MO2020 이후에는 더 강력한 규제인 IMO2050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50년까지 선박에서 배출하는 배기가스량을 2008년 대비 50%로 줄여야 하는 규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MO2050의 중간 단계로 LNG 추진 기술이 향후 10년 간 사용될 표준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내년 LNG선 예상 발주량은 55척으로 올해보다 22% 늘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 업황 개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내 해운업계는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머스크(Maersk) 등 대형 해운사들의 저가 운임 경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IMO2020이 시행되면 황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지 않은 선박은 운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일시적인 공급 공백이 생기고, 이것이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면 경쟁력 있는 해운사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관련 수혜 종목으로 현대중공업지주 (60,500원 ▼600 -0.98%), 한국조선해양 (119,300원 ▼100 -0.08%),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 팬오션 (4,015원 ▲60 +1.52%), 대한해운 (1,830원 ▲27 +1.50%) 등을 꼽는다. 이중 현대중공업지주는 한국조선해양(조선), 현대오일뱅크(정유), 현대글로벌서비스(스크러버) 등 IMO2020과 관련한 자회사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 최선호주로 제시된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탱커, 컨테이너 3가지 선종의 단순화로 수익성이 높고 LNG 추진 기술에 경쟁력이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팬오션은 운송선 공급조절에 따른 해운업황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