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방교동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 내 연료전지발전소의 모습. / 사진=권혜민 기자
앞에 놓인 안내판은 '순시발전량 10.96㎿, 순시열생산량 6.96G㎈/h'을 표시했다. 빨간 글씨 숫자는 실시간 발전 상황을 반영해 계속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준공해 가동을 시작한 11.44㎿, 8.8G㎈/h급 동탄 연료전지발전소는 현재까지 9만8166㎿h의 전력을 생산했다. 누적 열생산량은 6만5458G㎈에 이른다.
수소로 만드는 청정 에너지…'친환경' 연료전지 발전
경기 화성시 방교동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 내 연료전지발전소의 모습. 발전소 앞 안내판에 발전현황이 표시돼 있다. / 사진=권혜민 기자
발전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적어 전기 이용 효율은 45%, 열 이용까지 포함하면 80%에 이른다. 화력발전과 비교해 최대 50%의 연비 향상 효과가 있는 셈이다. 날씨 변화에 따라 운용조건이 제약되는 태양광·풍력발전과 달리 1년 365일 내내 발전이 가능해 가동률은 90%가 넘는다.
소음 배출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발전소 건물 안에선 으레 들리는 거대한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일반 발전기와 달리 화학반응을 활용해 화학에너지를 바로 전기에너지로 바꿔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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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는 도심 속 '분산형 발전'으로 각광받고 있다. 원자력, 화력 발전 등 대형 발전소처럼 큰 면적이 필요하지 않아서다. 발전용량 1kW당 필요한 면적은 179㎡로 각각 태양광, 풍력의 100분의1, 200분의1 수준이다. 건물 지하나 옥상 등 설치할 수 있는 범위도 다양하다. 그래서 에너지 수요가 많은 대형 주택단지나 사무용건물, 호텔 등에서 실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연료전지 보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선 2040년까지 연료전지를 발전용, 가정·건물용 각각 15GW, 2.1GW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국내 연료전지 보급량은 세계 최대 수준이다. 전세계 설치된 1000㎿ 규모 연료전지 가운데 국내에 총 384㎿가 보급돼 있다. 지난해말 기준 49만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인 1764GWh의 전력을 만들었다.
문제는 '돈'…경제성은 극복 과제
경기 화성시 방교동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 내 연료전지 발전소 제어실의 모습. / 사진=권혜민 기자
운영 과정에선 핵심 부품인 셀스택 교체 비용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수소와 공기를 사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장치인 셀스택은 현재 수명이 7~8년에 불과하다. 셀스택이 연료전지 설치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기술개발을 통해 수명을 늘리는 게 또 하나의 과제다.
김의경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산업실장은 "연료전지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설치비용이 높다"며 "기술개발과 정부의 적극적 보급 정책이 계속돼 수요가 늘어날수록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전지 보급을 확대하려면 주민 수용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최근 수소 관련 사고로 안전성 우려가 커지며 연료전지발전소 보급을 추진 중이던 전국 곳곳에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정기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PD는 "수소는 밀폐된 공간에서만 폭발이 가능한데, 연료전지 발전은 수소 축적이 불가능해 폭발 위험은 없다"며 "국내 판매되는 모든 연료전지는 설계·생산·설치·운영 전주기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섭 에너지공단 이사장은 "모든 에너지기술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연료전지는 여러 단점에도 장기적으로는 산업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며 "연료전지 발전 기술이 사회적 지지를 얻어 확산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