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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갑질 특허공룡' 퀄컴에 "과징금 1조원 내라" 철퇴(종합)

머니투데이 이미호 , 안채원 기자 2019.12.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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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주요 쟁점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프랜드 확약 위반' 공정위 손 들어줘

[표] 쟁점별 퀄컴과 공정위 측 주장과 법원 판단 결과 /디자인=이지혜 기자[표] 쟁점별 퀄컴과 공정위 측 주장과 법원 판단 결과 /디자인=이지혜 기자




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놓고 맞붙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글로벌 '특허공룡' 퀄컴간 '세기의 소송' 승자는 공정위였다. 법원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 프랜드(FRAND, 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확약 준수 여부 등 주요 쟁점에서 퀄컴이 위법했다고 판단했고 과징금 1조원 처분도 타당하다고 봤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노태악)는 4일 오전 10시30분 퀄컴 본사와 퀄컴 테크놀로지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CDMA 테크놀로지 아시아-퍼시픽 PTE LTD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재판의 주요 쟁점은 △퀄컴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 여부(기타 사업활동을 방해했는지) △프랜드 확약 회피(경쟁 제한성 인정) 여부 △포괄적 라이선스로 인한 휴대폰 제조사 불이익 강제(크로스 그랜트 조건) 위법 여부 등이었다.



재판부는 이날 퀄컴이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남용했고 프랜드 확약을 위반했다고 봤다. 다만 무상 크로스그랜트(royalty-free cross-grant)에 대해서는 위법하지 않다는 퀄컴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표준필수특허(SEP) 사용자는 지역적 위치를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특성을 고려해 세계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며 "모뎀칩셋 관련해서도 시장에서의 점유율, 전체 모뎀칩셋 매출액 중 비중, 진입장벽 등을 고려하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SEP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프랜드 확약 조건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른바 '자발적 요청'을 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춰 (휴대폰 제조사에 대한)판매처 제한 조건, 영업정보 보고 조건은 타당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부당성 경쟁 제한성 대해 '프랜드 확약'에 따른 의무를 회피해 강제한 행위가 인정된다"면서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불이익이 되는 거래를 강제했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퀄컴이 휴대폰 제조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자신에게 무상 라이선스하게 한 계약과 관련해서는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크로스그랜트 조건 자체가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퀄컴과 휴대폰 제조사 사이의 라이선스 계약서상 '대가가 모두 지급돼 실시료 없는'는 의미는 상호정산 방식으로 퀄컴이 실시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휴대폰 제조사 특허에 대해 아무런 대가 없이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공정위가 퀄컴에 물린 과징금 1조300억원에 대해 "이 사건 과징금은 적법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정위 측은 퀄컴이 독점적으로 보유한 이동통신기술 분야에서의 SEP를 이용해 제조사와 부당한 거래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퀄컴이 SEP를 다른 기술로 대체 불가능한 점을 이용해 경쟁 관계인 칩셋 제조사에는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하고, 칩셋 공급을 볼모로 휴대폰 제조사에는 라이선스 이용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통해 높은 수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부터 7년간 인텔, 미디어텍 등 경쟁 칩셋 제조사에 특허 사용권을 주지 않고 칩셋 공급을 볼모로 LG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 들의 라이선스 계약을 강제(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한 공정거래법 위반)했다고 봤다.

또 약 200개의 휴대폰사가 보유한 특허를 정당한 대가도 지급하지 않은 채 교차라이선스 하도록 하는 '무상 크로스그랜트(royalty-free cross-grant)'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퀄컴vs공정위 재판'은 지난 2016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정위는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퀄컴에게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경쟁 관계인 모뎀칩 제조사와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휴대폰 제조사에 라이선스와 관계없이 모뎀칩을 제공하도록 하는 시정명령도 함께 내렸다.


퀄컴은 제재 취소 소송을 내면서 시정명령 등에 대한 효력정지도 함께 신청했지만 2017년 9월 서울고법에서 기각됐다. 퀄컴은 대법원에 재항고했으나 역시 기각됐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선고가 내려지자 퀄컴 측 변호인단과 공정위 측 변호인단의 표정이 엇갈렸다. 퀄컴 측은 담담하게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법정을 빠져나갔고, 공정위 측은 "퀄컴이 잘못했다고 (재판부가) 명확히 본 것"이라고 밝혔다. 세기의 재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퀄컴 측에서는 총 22명의 변호사가, 공정위 측에서도 27명(보조참가 신청 기업 포함)의 대형 로펌 변호사들이 뛰면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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