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사건에 국민청원 들끓었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2019.12.0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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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남아 가해자 지목된 '성남시 어린이집 성폭행'사건 이후 연이은 국민청원…럭비팀 해체·제도 개선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사건'과 연관된 국민청원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사건'과 연관된 국민청원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경기도 성남시의 한 국공립 유치원에서 6세 남자아이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사건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국민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의 6세 여자아이가 같은 반의 또래 남자아이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부모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피해자 부모는 "딸아이의 항문과 성기에 상습적으로 손가락을 넣는 또래 남자아이의 성폭행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CCTV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일이고, 가해자의 나이가 6세여서 어떤 방법도 없다. 부모는 적반하장으로 '가해자 취급말라'며 화를 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피해자 부모는 "6살 난 딸아이가 불안에 떨며 두려워해 심리센터를 다니고 있다. 성적 학대와 외음부질염 진단을 받은 아이를 보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면서 "가해자의 부모는 14년째 국가대표로 활동 중인 모 선수다. 인맥도 넓고 아는 곳도 많아 서민에 아무런 힘도 없는 우리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이 공론화되면서 지난 2일에는 피해자 부모의 글을 복사한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국민청원이 게재돼 4일 기준 13만 명이 동의했으며, 같은 날 피해자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이 "아동간 성폭력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 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해당 국민청원은 게시된 지 하루만에 20만 명이 넘게 동의해 청와대로부터 공식 답변을 듣게 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외에도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사건과 관련된 국민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사건을 두고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 아이들의 성은 어른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발언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게시돼 하루 만에 1만 명을 돌파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결국 보건복지부는 공식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당사자인 박 장관이 함구하고 있어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럭비단 소속인 가해자측 아버지가 소속된 팀을 해산해 달라는 국민청원도 올라와 3246명에 달하는 사람이 동의했다. 한국전력 럭비단의 홈페이지에도 4000여 개가 넘는 '댓글 폭탄'이 달렸으며, 일부 누리꾼들은 직접 한국전력 럭비단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는 인증 글을 커뮤니티에 게시하기도 했다. 한국전력 럭비단은 "진상이 확인되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 해당 가족이 받았을 상처에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글을 올린 상태다.


'사각지대 없는 유치원 CCTV'와 '유치원 경찰제 도입'을 주장하며 해결책을 제시한 국민청원이 게시되기도 했다. 428명의 동의를 받은 이 청원은 "2019년도에만 어린이집 관련 국민청원이 2건이나 올라왔다. 공론화되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면서 "근본적인 해결 조치가 필요하다. 부모들이 자녀를 믿고 보낼 수 있는 유치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개선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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