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차기 지부장 '강성' 대신 '실리' 선택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12.0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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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후보 2만1939표 얻어 '강성' 문용문 후보 405표 차이로 꺾어…노조 노선 변화 생기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차기 지부장으로 당선된 이상수 당선자 모습(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제공=현대차 노조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차기 지부장으로 당선된 이상수 당선자 모습(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제공=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차기 지부장으로 '실리·중도' 성향의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

4일 현대차 (231,000원 ▼2,500 -1.07%) 노조에 따르면 전날 8대 임원 선거 결선 투표를 실시한 결과 기호 3번이었던 이상수 당선자가 지부장으로 선출됐다.



전날 진행된 결선 투표엔 전체 조합원 5만552명 가운데 4만3755명(투표율 86.55%)이 참여했다. 개표 결과 이 당선자가 2만1838표(득표율 49.91%)를 얻었다. 앞서 이 당선자는 지난달 28일 1차 투표에서도 다득표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경쟁자였던 강성 성향의 기호 2번 문용문 후보는 2만1433표(48.98%)를 획득했다. 이 당선자가 강 후보를 불과 405표 차이로 누르고 지부장으로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 당선자는 실리·중도 노선의 현장조직인 '현장노동자' 의장으로 2009년 이경훈 3대 집행부에서 수석부지부장으로 활동했다. 이 당선자는 주요 공약으로 △4차 산업 고용 불안 해소 △조합원 고용 안정 △합리적 노동운동으로 조합원 실리 확보 △장기근속 및 특별채용 조합원 차별 철폐 △투명경영 견인 등을 제시했다.

실리 성향의 이 당선자가 새 지부장이 되면서 현대차 노조의 노선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조합원들도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노동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속에 '4차 산업 대비 고용 불안 해소'를 공약으로 제시한 이 당선자에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 지부장인 하부영 노조위원장도 노조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놨다.


하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노동조합의 사회연대전략' 토론회에 참석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우리는 10% 이내의 기득권자 세력이 됐다"며 "계속 우리만 잘 먹고 잘 살자는 임금인상 투쟁 방향이 옳은 것이냐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당선 소감으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챙기면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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