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백두산行...北외무성 “성탄절 선물, 美결심에 달려”(종합)

머니투데이 최태범 , 권다희 기자 2019.12.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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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정은, 삼지연 준공식 참석 '중대결심' 임박...北외무성 부상 담화 "연말시한 다가온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3일 보도했다. 2019.12.03.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3일 보도했다. 2019.12.03.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 참석을 위해 한 달 반 만에 또 다시 백두산을 찾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앞두고 ‘중대 결단’을 시사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적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은 3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며 연내 시한을 상기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이 열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인민의 이상향으로 천지개벽된 준공식이 성대히 진행되었다”며 김 위원장이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백두산과 삼지연 일대를 찾은 건 지난 10월 16일(보도기준) 백두산 백마 등정 이후 47일 만이다. 이번 방문은 명목상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삼지연군 꾸리기 2단계 공사의 완공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 대화 ‘연말 시한’을 앞둔 대미 압박 행보의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 ‘혁명의 성지’로 불리는 백두산 삼지연 일대는 김 위원장이 ‘중대 결심’을 앞둘 때마다 예외 없이 찾는 곳이다.



이번 방문도 ‘자력갱생’의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연말까지 미국이 비핵화 ‘선결조건’ 이행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북미협상의 연말 시한이 다가오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는 북한 외무성도 이날 리태성 미국담당 부상(차관급)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은 우리의 선제적인 조치들에 화답해 움직일 생각은 하지 않고 그 무슨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 타령을 늘어놓으면서 저들에게 필요한 시간벌이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북한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난하면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사한 데 대해 “북한은 도발을 멀리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들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리 부상은 “미국이 주장하는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란 본질에 있어서 우리를 대화탁(테이블)에 묶어놓고 국내 정치정세와 선거에 유리하게 써먹기 위해 고안해낸 어리석은 잔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이틀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이어서 북미 교착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왕 국무위원의 공식 방한은 2014년 5월 이후 5년 6개월여만이다. 왕 국무위원은 4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만찬을 함께 한다. 한반도 정세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양국 관계 완전 정상화 방안 등의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방한 이틀째인 5일엔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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