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하락장서 외인 매수세 몰리는 이유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12.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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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트리플카메라' 채택…"ASP 상승이 최대 실적 견인"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LG이노텍이 내년 스마트폰 시장 성장 기대감을 업고 반등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부터 대형 IT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LG이노텍은 예외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LG이노텍 (213,500원 ▲1,000 +0.47%)은 3일 오후 2시 4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대비 3000원(2.44%) 오른 1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월 6일 9만700원(장중가)을 기록한 이후 세 달여만에 38.9%가 올랐다.



지난 4월 기록한 52주 고점인 13만500원 대비로는 아직 3.8% 낮은 수준이지만, 외국인이 11월부터 지난 2일까지 42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올 3분기 카메라모듈 ASP(평균판매단가)는 2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75% 상승했다"며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트리플카메라를 채용하면서 고부가제품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애플의 5G 모델 출시로 출하량이 반등할 경우 실적 레버리지는 극대화될 것"이라며 "LG전자향 HDI 사업중단도 전사 이익레벨을 올리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5G 스마트폰에 출하 전망치는 올해 초 1억대 이하에서 최근 2억~3억대로 상향됐다. 애플이 내년 5G 신규모델 출시를 결정하면서 5G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점차 올라가고 있다.

스마트폰 출하 성장률 역시 지난 2018년 -5.5%, 2019년 -2.4%(추정치)로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0.5%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는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추정치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2조7028억원, 영업이익은 71.3% 증가한 1774억원을 제시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애플의 신제품 3개 모델 중 2개에 트리플(Triple) 카메라 모듈이 채택되면서 ASP(평균판매단가)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아이폰 SE2'가 출시되고 하반기에는 5G와 ToF(비행시간거리 측정) 방식의 카메라 모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이 적자 사업부문 종료를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수익 구조 개편에 나선 것도 증권가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회사는 성장·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집중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은 지난달 28일 2476억원 규모 인쇄회로기판(Printed Circuit Board, PCB)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매출액 대비 약 3.1% 규모로 영업정지 일자는 이달 31일이다.

회사 측은 "모바일폰용 고부가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경쟁 심화로 사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영업정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PCB 관련 일부 자원을 반도체기판 사업으로 전환해 반도체기판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 기판소재 사업부 내 PCB사업군은 그간 중국·대만 업체의 가격 공세로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었다"며 "이번 PCB 사업 종료 결정이 중장기 실적 및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내년 실적추정치로 매출액은 5.7% 증가한 8조4978억원, 영업이익은 11.7% 증가한 4146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달성할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전망치다.

고의영 연구원은 "이번 PCB 사업부 철수로 기판소재 사업부의 매출액은 올해 1조1100억원에서 내년 98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되겠지만 이익률은 올해 12.9%에서 내년 16.8%로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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