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정실' 관계자 이르면 4일 소환…청, 검찰 피의사실 유포 '엄중경고'

머니투데이 김태은 , 최경민 기자 2019.12.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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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검찰, '하명수사 의혹' 강제수사 정면돌파 의지…고민정 대변인, "왜곡보도 고인 욕되게 하고 있다, 주의 기울여라"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A수사관의 조문을 마친후 빈소를 나서고 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휘하의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한 A수사관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사무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자신의 가족을 배려해 줄 것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9.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A수사관의 조문을 마친후 빈소를 나서고 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휘하의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한 A수사관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사무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자신의 가족을 배려해 줄 것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9.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와대는 더 지켜보기 힘들다며 검찰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의 비판에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여서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3일 청와대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르면 4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운영했던 별도의 특별감찰반 소속 직원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른바 '백원우 특감반'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수집해 이를 백 전 비서관에게 보고하고 경찰청에 전달해 수사에 개입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하명수사 '청와대vs검찰' 갈등 심화
검찰은 앞서 지난 2일 '백원우 특감반' 출신인 서울동부지검 소속 A수사관을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A수사관이 조사 3시간 전 숨진 채 발견되면서 조사가 불발된 바 있다. A수사관 외에도 '백원우 특감반'으로 활동한 다른 직원들을 불러 첩보 생산 및 경찰청 이첩 경위,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또 민정수석실 활동 규정에 벗어난 감찰 활동 여부와 백 전 비서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윗선의 개입 여부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 역시 청와대를 타깃으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2017년 10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유 전 부시장의 비리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민정수석실 특감반을 강제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당시 특감반원들로부터 민정수석실이 유 전 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엑셀 파일 형태로 100시트가 넘는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자료의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에서 활동 한 것으로 알려진 수사관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에서 활동 한 것으로 알려진 수사관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등 청와대 겨냥 수사 본격화
청와대가 당시 자료를 폐기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강제수사를 통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자료와 감찰 무마를 위해 증거 자료를 은폐 시도한 정황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만일 민정수석실이 감찰 자료를 감찰 무마를 위해 폐기했다면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 이를 지시한 당사자와 윗선 조사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문제는 청와대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청와대는 국가보안 시설인 만큼 강제수사는 자료를 임의 제출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영장을 제시하면 관련 장소를 직접 강제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측에서 검찰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찾아서 제출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폭로한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를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과 특감반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로부터 필요한 자료를 임의 제출받는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관련 자료를 다 폐기했다고 해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는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서초동 변호사는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가 가장 중요할 텐데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혐의가 상당 부분 드러난 상황에서 청와대가 감찰 자료를 삭제했다고 한 것이 증거인멸과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문제로 이어질 경우 검찰로선 청와대에 대한 강제수사 명분이 충분하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A수사관의 조문을 마친 후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A수사관의 조문을 마친 후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청와대 격앙, "윤석열 검찰 더 지켜 보기 힘들다" 목소리도
이같은 검찰의 움직임에 청와대는 격앙된 분위기다. 청와대에선 특별감찰반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에 대해 "더 지켜 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무리한 수사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부한 인권수사, 피의사실공표 금지 등의 원칙까지 검찰이 어겼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근 익명의 관계자발로 '특별감찰반 의혹'이 보도되고 있는 것과 관련 "검찰은 12월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 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 이름이 거론돼 오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 A 수사관에 대해선 "고인은 김 전 시장 의혹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민정수석실 고유 업무를 수행했다"고 재확인했다.

이어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왜곡 보도로 고인을 욕되게 하고 또 관련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며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유서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거짓으로 흘리고 단지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에 대해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행태에 대해서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강력한 경고를 날릴 것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울산시장 하명수사',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외에도 '백원우 별동대', 'A 수사관의 유서', '울산 장어집 회동' 등 확인되지 않는 내용들이 줄줄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점에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지난달 22일 A 수사관이 울산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던 사실을 공개했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검찰조사를 받은 상태였던 것을 강조한 것이다.

별건수사로 검찰이 A 수사관을 압박하는 등 무리한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문제 의식도 숨기지 않았다. "고래고기 때문에 울산을 간 것 밖에 없는데 (검찰이)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는 A 수사관의 생전 언급도 공개했다.

고 대변인은 A 수사관의 사망과 관련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깊이 숙고하고 있다"며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정권에서 국정을 농단해 '이게 나라냐'는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더니, 이제는 그 후예답게 국회를 농단해 '이게 국회냐'는 탄식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뉴스1(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정권에서 국정을 농단해 '이게 나라냐'는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더니, 이제는 그 후예답게 국회를 농단해 '이게 국회냐'는 탄식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뉴스1
여당 검찰에 대한 법무부 특별감찰 주문
청와대는 '조국 사태' 이후 검찰과 관계 봉합에 주력해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서도 문 대통령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연속으로 "믿는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더이상의 확전을 피하고 검찰개혁에 주력하자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하지만 검찰이 '하명수사'와 '감찰무마'를 앞세워 다시 한 번 청와대를 겨냥하는 모습을 보이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무리한 수사를 하는 것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의심도 없지 않다.

여당에선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특별감찰까지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법무부는 (검찰의) 오랜 악습인 별건수사, 먼지털기식 수사, 인권 침해 수사기 이뤄진 게 아닌지 감찰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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