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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진 한번 없던 오너家 CEO, 허명수 부회장 용퇴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9.12.0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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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신임 부회장엔 임병용 사장… 허 부회장 "후배 세대가 경영일선 설 때"





'특진 한 번 없었던 GS 오너가(家)의 전문 CEO.'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부회장직을 내려놓았다. GS건설에 몸담은지 17년만에 경영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 후임으론 임병용 사장이 승진해 바통을 넘겨받았다.

GS건설은 3일 허명수 부회장이 정기 인사를 앞두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보다 젊고 능력 있는 후배 세대들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상임 고문으로 조언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허 부회장은 건설업계 ‘위기극복형 CEO’의 대표주자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그 여파가 절정에 다다르던 2008년 12월 CEO에 올라 미분양만 9000가구에 이르고 살생부(구조조정 대상 회사)가 나돌던 시기에 내실경영을 통해 리스크를 줄였다.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개혁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이후 현금유동성을 늘려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혁신활동을 펼쳤다.

GS건설은 이후 현금흐름이 대폭 개선되고 수주가 급증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며 2009년 12월 한국경영자협회에서 주최하는 ‘가장 존경 받는 기업상’을 건설업계 최초로 수상한 이래 2년 연속 수상했다. 또 2012년에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창사 이래 최초로 수퍼섹터 리더에 선정됐다.

허 부회장은 지난 2013년 6월 GS건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베트남, 싱가포르, 유럽, 남미 등 해외사업은 물론 국내 주택사업에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두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회사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되자 2014년 급여전액을 실적호전이 되기 전까지 받지 않겠고 선언하고 무보수 책임경영을 했다.

특진, 한번 없었던 오너가 경영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오직 실력으로만 바닥부터 시작해 최고 경영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81년 LG전자 사원으로 입사해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며 밑바닥생활부터 시작했다. 당시 일반 사원과 같이 수년간 ‘전기밥솥에 남은 누른 밥’을 먹으며 공장 일을 한 경험은 큰 자산이 됐다.

오너가 일원이었지만 임원(상무)으로 승진한 것은 2000년으로 회사생활 19년만이었다. 최대 주주 중 한 명이었지만 GS건설로 이동한 2002년에도 여전히 상무였다. 오너가라면 관례였던 고속 승진이나 특진은 없었다. ‘누구든 실적 없이 승진 없다’는 GS가(家)의 엄격한 가풍을 몸소 보여준 사례기도 했다.

허 부회장은 매년 전국 현장은 물론 해외 현장을 돌며 직원들을 챙겼다. CEO 취임 직후 국내외 70개 현장을 모두 돌며 애로사항을 듣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일일이 소주 잔을 주고받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은 유명한 일화다.


또 해외 출장을 나갈 때면 영어는 물론 러시아, 베트남어, 아랍어 등으로 된 회사 홍보영상물과 홍보자료가 담긴 노트북을 들고 가 외국의 발주처와 고위인사들을 만날 때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한편 허 부회장은 경복고,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LG전자 사원부터 시작해 20여년을 근무하다 2002년 당시 LG건설이었던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재경본부장(CFO), 사업총괄사장(COO),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 6월 GS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을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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