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은 3일 허명수 부회장이 정기 인사를 앞두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보다 젊고 능력 있는 후배 세대들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상임 고문으로 조언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개혁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이후 현금유동성을 늘려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혁신활동을 펼쳤다.
허 부회장은 지난 2013년 6월 GS건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베트남, 싱가포르, 유럽, 남미 등 해외사업은 물론 국내 주택사업에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두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회사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되자 2014년 급여전액을 실적호전이 되기 전까지 받지 않겠고 선언하고 무보수 책임경영을 했다.
특진, 한번 없었던 오너가 경영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오직 실력으로만 바닥부터 시작해 최고 경영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81년 LG전자 사원으로 입사해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며 밑바닥생활부터 시작했다. 당시 일반 사원과 같이 수년간 ‘전기밥솥에 남은 누른 밥’을 먹으며 공장 일을 한 경험은 큰 자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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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일원이었지만 임원(상무)으로 승진한 것은 2000년으로 회사생활 19년만이었다. 최대 주주 중 한 명이었지만 GS건설로 이동한 2002년에도 여전히 상무였다. 오너가라면 관례였던 고속 승진이나 특진은 없었다. ‘누구든 실적 없이 승진 없다’는 GS가(家)의 엄격한 가풍을 몸소 보여준 사례기도 했다.
허 부회장은 매년 전국 현장은 물론 해외 현장을 돌며 직원들을 챙겼다. CEO 취임 직후 국내외 70개 현장을 모두 돌며 애로사항을 듣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일일이 소주 잔을 주고받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은 유명한 일화다.
또 해외 출장을 나갈 때면 영어는 물론 러시아, 베트남어, 아랍어 등으로 된 회사 홍보영상물과 홍보자료가 담긴 노트북을 들고 가 외국의 발주처와 고위인사들을 만날 때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한편 허 부회장은 경복고,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LG전자 사원부터 시작해 20여년을 근무하다 2002년 당시 LG건설이었던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재경본부장(CFO), 사업총괄사장(COO),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 6월 GS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을 이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