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며 잠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9.11.19 [email protected]
3일 외교부에 따르면 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가 3~4일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를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 대표단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들은 이틀간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이끄는 미 협상단과 다시 마주 앉는다.
그러나 한미 간 간극이 워낙 커 이달 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은보 대사는 전날 출국길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구체적으로 연말까지 완결이 될 거냐 하는 건 협상진행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는 점은 유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이후로 합의가 미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거듭 대폭 증액을 압박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일 브루킹스연구소가 연 세미나에서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수준에 대해 "(지금 수준을) 만족한다거나 당연시한다고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과거 주한미군·주일미군 복무 경험을 소개한 뒤 "그들(한일)의 역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고도 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미국이 바라는 수준의 증액과 항목 신설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대사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갖고 있다"며 "(SMA 틀에) 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미국이 요구한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는 "저희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안들을 준비하고 왔다"면서도 구체적인 답은 피했다. 우리 정부의 협상 원칙인 인건비(주한미군 한국 군무원), 군수지원비, 군사건설비 등 기존 SMA 협정 틀 내에서 나름대로 준비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 증액 압박은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도 반복될 전망이다. 취임 초기부터 '나토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서 "이 나라를 대변하며 미국인들을 위해 열심히 싸우기 위해 유럽으로 향한다"며 압박을 예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알다시피 우리가 너무나 많이 낸다"며 "그들은 돈을 내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에 관해, 많은 것들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