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법정 간 이재웅과 나 몰라라 기재부

머니투데이 세종=박준식 기자 2019.12.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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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타다 OUT! 상생과 혁신을 위한 택시대동제'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개인택시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타다 OUT! 상생과 혁신을 위한 택시대동제'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운송서비스 타다는 택시와 붙은 전쟁에서 비교적 쉽게 승리하는 듯 했다. 주된 공격은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뒤집어썼다. 운행 대수도 시장에 위협적이지 않았다.



세그먼트는 기존 택시를 미묘하게 비켜갔다. 요금체계가 모범택시 수준이던 터라 개인이 아닌 법인 결제자 시장을 노릴 수 있었다. 고급화 전략이 자리를 잡았다.

한데 승리에 도취한 것일까. 오너이자 대표는 막말에 가까운 언사를 쏟아냈다. 생업을 지키려 몸을 버린 이들은 물론이고 시장을 조율하려던 부총리까지 비꼬았다.



여론은 바뀌기 시작했다. 기존 택시 기사들에게 불쾌했던 기억을 떠올리던 시민들이 이젠 혁신 사업자의 실체를 따지기 시작했다.

모바일 플랫폼이 생업의 상부구조로 쳐들어오는 걸 변화와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감내하던 터다. 한 번 자리 잡은 플랫폼은 기존의 유통, 제조업에 종사하던 이들을 금세 하청으로 전락시켜왔다.

결정적인 계기는 서비스 1년 만에 밝힌 1만대 증차 계획이었다. 논란을 딛고 타다는 자신들의 승리를 대규모 진군 계획으로 선언했다. 이것이 섣불렀다.


타다 증차는 잠자코 보던 렌터카 시장까지 건드렸다. 여긴 개인들 집합이 아니었다. 대기업 경쟁 시장으로 통합 정리돼 있는 영역이다. 롯데 SK가 버티고 있다.

롯데는 금호가 3000억원에 판 자산을 1조원 넘는 가격에 사서 시장에 들어왔다. SK는 AJ와 3년을 협상해 그만한 프리미엄을 주고 업을 시작했다. 그런 곳이다.

대관 조직이 없는 택시는 똘똘 뭉쳐 길바닥에 드러눕는 게 다였다. 하지만 대정부 협상에 탁월한 대기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검찰이 나섰다.

타다를 폄하할 생각도, 비호할 생각도 없다. 논란과 이면을 되짚어본 까닭은 이른바 '기승전 검찰'로 끝나는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 방식이 안타까워서다.

혁신사업자와 공유경제 문제가 꼭 법정에서 판결로 판가름나야 하는 것인가. 경제 사령탑인 기획재정부는 뒷짐만 쥐고 있다. 2% 성장 도그마에만 빠져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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