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몸살 앓는 코스닥…과열 '경고등' 켜졌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2.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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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건수 11월 73건 '올해 최대'…뷰웍스 등 특정 종목 집중 타깃

공매도 몸살 앓는 코스닥…과열 '경고등' 켜졌다


'8월 폭락장' 이후 감소했던 코스닥 공매도가 다시 올해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난달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건수도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공매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건수(적출일 기준)는 73건으로 지난 7월 73건과 함께 올해 최다를 기록했다.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된 지난 10월에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70건이 지정된 데 이어 2달 연속 공매도 과열 양상이 지속된 것이다.



공매도는 타인의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할 때 이를 되사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기법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공매도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공매도가 급격히 늘어나면 주가가 급락할 우려가 있어 해당 종목에 대해서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그 다음 거래일 하루 동안 공매도를 금지시킨다.



코스닥의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요건은 △유형1 : 당일 공매도 비중(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대금 비중) 18% 이상, 주가하락률 5~10%,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5배 이상 조건 동시 충족 △유형2 : 주가하락률 10% 이상,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5배 이상 조건 동시 충족 △유형3 :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5배 이상,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 5% 이상 동시 충족 등 세 가지 기준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면 된다.

최근 코스닥에서 공매도는 지난 8월 폭락 장 이전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커진다. 지난 10~11월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건수는 143건으로 폭락 장이었던 지난 7~8월 135건보다 많고 전년 동기대비로는 25.4% 늘었다. 코스닥 전체 공매도 잔고(공매도 이후 아직 상환하지 않은 물량)는 지난달 28일 기준 2억7383만주로 올해 최고치(7월26일 2억7751만주)에 근접했다.

최근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유형은 대부분 유형2와 유형3에 해당한다.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면서 공매도 거래가 늘었거나 40거래일간 꾸준히 높은 공매도 비중을 유지한 종목이 많았다는 의미다.


특히 주가가 급등한 특정 종목들이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킷이 됐다. 최근 2달 동안 뷰웍스 (25,900원 ▼50 -0.19%)는 5번이나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될 정도로 공매도 세력에 시달렸다. 산업용 카메라 업체 뷰웍스는 신제품 개발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지속적인 공매도로 추가 상승 동력은 약해진 상태다.

통신장비와 신약개발 사업 등을 영위하는 텔콘RF제약 (591원 ▼9 -1.50%)은 지난 10월 말 자회사 비보존의 신약 임상2상 성공 소식에 강세를 보이다 공매도의 급등으로 주가 조정을 받으며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이 기간 공매도 과열 종목에 5번이나 지정됐다.



이밖에 최근 2달 동안 △펄어비스 (36,300원 ▼250 -0.68%) 4번 △아프리카TV (90,400원 ▼3,300 -3.52%) 에이치엘비 (69,100원 ▼600 -0.86%) 엔지켐생명과학 (1,507원 ▼12 -0.79%) 스튜디오드래곤 (36,200원 ▼650 -1.76%) 메디프론 (1,353원 ▼19 -1.38%) 리더스코스메틱 (2,855원 ▼25 -0.87%) CMG제약 (2,250원 ▼30 -1.32%) 제낙스 (280원 ▼226 -44.66%) 젬백스 (23,050원 ▲350 +1.54%) 3번 △한글과컴퓨터 (17,300원 ▼500 -2.81%) 게임빌 (20,750원 ▼700 -3.26%) 상상인 (1,583원 ▼19 -1.19%) 서울반도체 (9,210원 ▼270 -2.85%) 아스트 (564원 0.00%) 2번씩 과열 종목에 지정되면서 주가 조정 과정을 겪고 있다.

코스닥이 8월 폭락 장 이후 10% 이상 반등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면서 공매도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제약·바이오 비중이 높다는 코스닥 특성상 현재 주가 상승은 거품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대부분을 점유하는 바이오 업종의 공매도 부담이 크다"며 "에이치엘비 등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공매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매도의 증가로 폭락 장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공매도는 주가 추이에 따라 움직이는 후행지수로 공매도의 증가가 곧 폭락 가능성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다만 공매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지수 상승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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