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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코리아, 인텔 손에...내년 2분기 기대해도 될까요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12.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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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공급부족에 메모리 수요 긴장…삼성전자 투자축소 '장기전 대비'



반도체 코리아의 운명이 인텔의 손에 놓였다.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인텔 CPU(중앙처리장치)가 메모리반도체 수요 회복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CPU 공급 여건에 따라 반등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고 수준 여전, 내년 2분기에나 정상화
반도체 코리아, 인텔 손에...내년 2분기 기대해도 될까요


2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램 고정거래가격은 PC용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MHz) 기준 평균 2.81달러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9월 8.19달러를 고점으로 올 상반기까지 매달 10% 안팎의 낙폭을 보이던 때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다소 진정됐지만 가격 자체는 여전히 역대 최저가에 머물렀다.

일차적으로 삼성전자 (58,700원 300 -0.5%) 등 제조사의 재고가 아직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D램 재고가 4주 수준으로 정상 수준(2~3주)을 회복하기까지 적어도 6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10월 말 실적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D램 재고 정상화 시점으로 내년 2분기를 언급했다.

CPU 가뭄 여파, 메모리 시장에 불똥
문제는 최근 인텔의 CPU 공급부족 심화가 D램 시장수요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클라우드업체의 투자 재개로 이들에게 납품하는 대만·중국·미국의 서버업체들이 속속 D램·낸드플래시 선구매에 나선 상황에서 CPU 부족 사태가 변수로 등장했다.

데이터센터 서버 CPU 시장의 90%, PC CPU의 70%를 차지하는 인텔의 CPU 공급이 줄면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D램익스체인지도 최근 보고서에서 "악화된 CPU 공급부족 사태가 당장 4분기 PC D램 수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시장 이미 타격, 수요회복 지연 배제 못해
거의 1년째 이어진 CPU 공급난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은 그동안 미리 확보한 재고로 버텼던 HP(휴렛팩커드), 레노버, 델, 애플, 에이서 등 전세계 PC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5대 업체마저 타격을 받기 시작한 데서도 확인된다.

반도체 코리아, 인텔 손에...내년 2분기 기대해도 될까요
이들 업체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잇따라 인텔에 대한 불만과 매출 타격 우려를 쏟아냈다. 인텔이 지난달 CPU 위탁제작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한 게 이런 과정에서 나왔다.

델은 2020회계연도 매출 예상치를 927억~942억달러에서 915억~922억달러로 최근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보면 최근 메모리반도체 수요 회복론을 이끌던 PC·스마트폰·서버 등 3대 시장 가운데 하나가 삐걱대기 시작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서버용 CPU 공식 출시 전 서버용 D램 제조사와 1년가량 사전 테스트를 거친다는 점에서 내년 서버용 CPU 신제품도 아직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하이닉스 투자 축소, 안갯속 장기전 대비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80,700원 300 -0.4%)는 내년 투자 축소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탄력적 투자 계획'을 투자 축소로 해석한다. 내년 중국 시안2공장과 평택2공장 가동 계획만 밝히고 생산품목이나 생산량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내년 상반기 D램 재고가 정상화되더라도 의미 있는 수익 확대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생산량 조절을 통한 재고 털어내기의 결과라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CPU 품귀로 가격 수혜를 보고 있는 인텔의 경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달리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로서는 결국 시장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실질적인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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