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정권 따라 '오르락 내리락', 부침 겪은 종부세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19.12.03 16:37
글자크기

[보유세 팩트 체크]참여정부, 2005년 도입→이명박 정부, 부담완화→문재인 정부, 재강화

[MT리포트]정권 따라 '오르락 내리락', 부침 겪은 종부세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고 조세부담 형평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도입됐으나,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완화, 진보가 잡으면 강화가 반복됐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종부세는 2005년 6월 도입됐다. 제정 당시에는 개인별로 보유하고 있는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과 공시지가 6억원 초과 토지에 대해 세율 1~4%가 부과됐다. 종부세 도입전까지 부동산 보유세는 토지세(0.2%~5%)와 재산세(상가·업무용 0.3%, 주택 0.3%~7%) 나뉘어 부과됐는데 고액 부동산에 대해 추가과세가 이뤄진 것이다.



종부세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3년부터 국정과제로 선정돼 도입이 준비됐다. 참여정부는 2003년 9월말부터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같은해 10월 '주택시장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도입을 준비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탄핵소추되는 등 정치적 불안정을 겪어 2005년에 도입됐다.

2005년 12월에는 종부세 과세기준이 공시가격 기준으로 바뀌고 주택 6억원, 종합합산토지 3억원, 별도합산토지 40억원을 기본 공제하도록 개정됐다. 세율도 전반적으로 상향됐다. 가장 큰 변화는 과세방법이 종전 인별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과세방법이 세대별 합산으로 전환되면 과표가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 실질적인 세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예컨대 부부가 각각 공시가격 6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개정 전에는 종부세를 부담하지 않지만, 이후에는 6억원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한다.

종부세 도입은 참여정부 성과로 여겨지지만 노 전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정권이 교체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특히 실거주용으로 고가 주택 한 채 만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반발을 샀다.

이에 따라 종부세는 이명박 정부 들어 크게 완화된다. 과세방법은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에 따라 다시 인별합산으로 돌아왔고 종합합산토지와 별도합산토지 기본공제액은 각각 5억원, 80억원으로 늘어났다.


세율도 주택(1~3%→0.5~2%), 종합합산토지(1~4%→0.75~2%), 별도합산(0.6~1.6%→0.5~0.7%)로 낮아졌다. 세부담 상한 비율은 기존 300%에서 150%로 돌아왔다.

사실상 무력화됐다 평가되던 종부세는 문재인 정부 탄생으로 다시 부활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해 7월 조세부담 형평성을 제고하고 자원배분 왜곡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종부세를 정상화할 것을 권고했다. 토지세가 경제적 왜곡이 가장 적은 세금이란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강화를 주문한 것이다.

논의 끝에 국회는 지난해 12월 3주택자 이상에 적용되는 최고세율을 3.2%로 높이고 1주택 또는 조정지역지역 외 2주택 세율을 0.5~2.7%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종부세율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세부담 상한율도 주택보유수에 따라 200~300%로 높아졌다.

개정 종부세법이 처음 적용된 올해, 세액은 1조2323억원 늘어난 3조3471억원으로 집계됐다. 종부세 납세의무자는 59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2만9000명 증가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