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를 앞세운 '라이즈 오브 킹덤즈'
“하정우, 소지섭이 광고에 나오길래 국산 게임인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중국 게임이더군요”
중국 게임사들이 노리는 건 이미지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연예인을 내세워 우선적으로 부정적 시선부터 덜어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다수 중국 게임은 낮은 품질로 국내 소비자에게 외면받아왔다. 양산형 그래픽과 부실한 스토리, 조잡한 디테일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이머들은 중국 게임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을 것이란 인식 때문에 초반 시장 형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과는 컸다. 듣도 보도 못한 중국 게임들은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정우를 앞세운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2위에 올랐으며 현재도 윗자리엔 ‘리니지M’과 ‘리니지2M’ 뿐이다. 4399 네트워크의 ‘기적의 검’ 역시 출시 전부터 소지섭과 안젤리나 다닐로바를 광고 모델로 선정해 인기몰이에 성공했으며, 현재까지 구글 매출 5위를 유지하는 등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산 저품질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품질로 승부한 전략이 먹힌 셈이다.
박성웅이 모델로 등장한 이유게임 '무형검M
이와 달리 하반기 대작을 출시한 국내 게임사들은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쓰지 않는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넥슨 ‘V4’,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모두 그렇다. 이들 게임사들은 기존엔 유지태, 최민식 등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쳤지만, 최근엔 게임 콘셉트를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각 게임사들이 제품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택진이형’ 신드롬을 일으킨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광고가 좋은 예다. 앳된 아이와 김택진 대표의 대사가 담긴 리니지2M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1500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리니지M 출시 때도 직접 TV 광고에 출연할 만큼 신작에 대한 애착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개발을 총지휘하는 김 대표가 광고에 등장한 것을 두고 신작에 대한 자신감으로 받아 들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하반기 국산 대작들은 연예인을 기용하지 않고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