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동화 거래 플랫폼 '포이즌(poizon)'./사진=포이즌 홈페이지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은 나이키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솔플라이x에어조든 1'이 미국 소매 출고가(160달러·19만원)의 66배가 넘는 7만5999위안(약 1275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레트로 스타일의 해당 제품은 223켤레만 생산된 제품이다.
블룸버그는 20살 대학생 레이 샤오밍의 사례를 소개했다. 황스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레이는 한정판 운동화를 수년 동안 모아왔다. 그러나 투자에 나선 것은 올해 4월이 처음이다. 이때부터 그는 200켤레가 넘는 운동화를 20만위안(약 3360만원)을 들여 사들인 뒤 재판매를 통해 10만위안(1678만원)을 벌었다.
통신은 중국 데이터마이닝업체 퀘스트모바일(QuestMobile) 자료를 인용해 포이즌(Poizon), 나이스, 두뉴(DoNew) 등 중국 온라인 재판매 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매월 1000만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많은 제품이 무역전쟁 여파로 고전하는 가운데, 한정판 운동화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며 "이는 미국 운동화거래소인 스톡엑스(StockX)나 고트(GOAT)뿐만 아니라 중국 중앙은행과 관영 언론의 관심까지 끌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출시가(160달러)보다 66배 이상 오른 가격인 7만5999위안(약 1275만원)에 팔린 '솔플라이x에어 조든 1'. /사진=스톡엑스(StockX)
가격 변동에 10% 상·하한선이 있는 중국 주식과 달리, 운동화 거래에는 한계가 없는 점 역시 투자자들을 사로잡았다. 선전첸하이유나이티드자산운용의 유 잉보 투자기획가는 "다른 거품 낀 자산과 마찬가지로, (운동화 거래도) 고점이 어딘지 알 수 없다"며 "수익률이 높다면 투자금이 따라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명품 고량주 구이저우마오타이 등 각종 대체 자산에 투기해오던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제 운동화에 쏠린 것이다.
일부 운동화 거래업체는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유치까지 나섰다. 상하이 IT업체가 개발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포이즌'은 지난 4월 러시아 기업 DST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10억달러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미국 디트로이트 소재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인 스톡엑스는 중국 스니커즈 재판매 시장 가치가 10억달러를 넘어섰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러나 지나친 투자 열기에 중국 당국은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 상하이지점은 운동화 투기로 인한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고, 관영 언론도 이상 열기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일확천금의 기대만큼 높은 위험도 뒤따른다. 운동화 거래플랫폼 나이스 자료에 따르면 2600여 개 이상 운동화 모델 중 56%는 거래 이후 가치가 떨어졌다. 전체 거래에서 수익률 1000% 이상의 대박 확률은 0.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