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위축에도 고개 드는 종목형 ELS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11.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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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형보다 고수익…해외주식 투자 인기에 힘입어 해외 종목형 ELS도 증가…변동성 커 투자 주의

시장 위축에도 고개 드는 종목형 ELS


올해 종목형 ELS(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이 증가 추세다. 지수형 대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국내보다 흐름이 안정적인 해외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들도 다수 출시되면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선방하고 있다. 다만 종목형은 개별 종목 주가 흐름에 따라 손실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종목형 ELS(ELB·파생결합채권 포함) 발행액은 5조45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8504억원) 대비 42% 증가했다. 지수형 ELS 발행액(70조4868억원)은 5% 성장하는데 그쳐 종목형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종목형 ELS 중에서도 해외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해외 종목형 ELS 성장세가 더 뛰어났다. 해당 기간 해외 종목형 ELS 발행액은 2211억원으로 53% 증가했다. 국내 종목형 ELS는 5조2301억원 규모 발행돼 같은 기간 41% 늘었다.

이 같은 경향은 하반기 들어 더욱 두드러져, 해외 종목형 ELS 발행액은 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확대됐다. 같은 기간 국내 종목형 ELS 발행액은 22% 늘어난 1조803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해외 자산군 라인업 강화의 일환으로 해외 종목형 ELS를 가장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초 시가총액 100조원 이상 글로벌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뉴글로벌 100조 ELS'를 출시했고 NH투자증권도 사모 형태로 발행하는 사례가 많았다.

여전히 파생결합증권 시장에서 지수형 ELS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지만, 종목형 ELS도 발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홍콩 사태 이후 H지수에 대한 불안이 커졌고, 국내 증시 역시 대외변수에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수형 ELS 매력이 반감됐다. 여기에 종목형 ELS가 지수형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점, 해외 주식 투자 인기 등이 더해졌다. 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면 양도소득세 22%를 내야하지만, ELS는 배당소득세(15.4%)가 적용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우리가 발행하는 종목형 ELS는 애플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국내 투자자들도 잘 아는 해외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한다"며 "워낙 유명한 주식이다보니 투자자들이 정보를 얻고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에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종목형 ELS가 지수형 대비 고위험, 고수익상품인만큼 잘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종목형 ELS가 큰 손실을 내면서 투자가 급감한 바 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외 주식 투자가 인기를 끈데다, 종목에 대한 확신을 가진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노리고 해외 종목형 ELS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다"며 "종목형은 지수형보다 리스크도 크고 리턴도 큰 만큼 타이밍을 잘 맞춰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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