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상징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폐기물 증가는 필연적이다. 반면 매립이나 소각 등 기존 처리방식은 일정수준 이상의 환경오염을 수반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환경부는 지난해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폐기물의 순환 사용 촉진을 위한 ‘자원순환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027년까지 GDP(국내총생산량) 대비 폐기물 발생량을 20% 감축하고 현재 70% 수준인 순환자원 사용률(실질재활용률)을 82%까지 향상하는 것이 골자다.
시멘트는 주원료인 석회석과 부원료인 점토, 규석, 철광석 등을 투입하고 전량 수입하는 유연탄을 연료로 써 1450도(최고온도 2000도)로 가열해 반제품인 클링커를 생산하는 공정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회색의 고운 가루 형태인 시멘트는 클링커에 석고를 혼합해 미세한 형태로 분쇄한 것이다. 이 과정에는 주연료인 유연탄을 대체해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로, 천연자원인 점토는 석탄재로 대체 사용하는 등 순환자원을 활용한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천연자원 절약, 매립장 수명연장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잖이 기여하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에서 순환자원 사용률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근거 없는 시멘트 유해성 논란이 10여년 가까이 괴담처럼 돌아다니면서 순환자원 사용률도 제자리걸음이다. 순환자원 재활용이 시멘트업계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 자원순환에 기여한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한 때다.
시멘트공장 주변 지역주민과의 갈등 해소에 필요한 상생협력체계 강화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주변 지역의 생활폐기물 중 가연성 폐기물을 우선적으로 시멘트 소성로에 투입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최근 국회의 지역자원시설세 입법 추진에 반대해온 시멘트업계가 지역주민에 대한 직접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한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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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사회 전환과 매립제로사회로 가는 길은 시멘트 소성로(킬른)를 얼마나 적절히 활용하느냐에 있다. 정부는 가연성 폐기물 사용기술 개발, 품질향상, 규제개선, 지역상생 기반 마련으로 시멘트업계의 순환자원 사용률을 끌어올리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