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 AFP=뉴스1
현재 유럽 각국에서 공해 차량 운행 제한 제도가 운영 중인데, 그 중에서도 배출가스 등급표시 제도는 이미 프랑스와 독일에서 시행 중이다.
제네바 칸톤은 스모그 레벨이 높아질 경우 방송과 경고 표지판으로 경보를 알리고, 오전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공해 배출량이 가장 높은 5등급의 회색 스티커 부착 차량부터 제네바 시내 진입을 금지한다. 만약 스모그 지수가 계속 높을 경우 경보는 해제되지 않고 스티커로 구분된 공해 등급에 따라 순차적으로 차량 운행을 더 제한할 예정이다.
스티커 부착 위반시 벌금 500스위스프랑(약 60만원)이 부과되지만 소방차와 경찰차를 비롯한 응급차량, 장애인차량, 외교차량, 택시 등은 예외다. 제네바 칸톤은 이에 더해 고속도로 저속 운전 및 대중교통 무료 운행도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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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에어 스티커 <제네바 칸톤 정부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김지아 통신원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제공하는 전 세계 대기 오염 지도에 따르면 스위스 전체는 기본적으로 전세계에서 공기가 깨끗한 편에 속한다. 제네바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지난 일기예보 기록을 분석한 결과, 스모그 경보가 발효되어 차량 통행이 제한될 기간은 일년에 고작 이틀에서 열흘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바 칸톤(州) 정부는 대기 오염으로 인해 스위스의 사망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한 유럽 환경단체 집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대기 오염 물질인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으로 인해 2016년 스위스에만 3700명, 유럽 전체에서 41만2000명이 사망했다.
제네바 시민들은 이 조치를 어떻게 생각할까? 40대 여성인 올리비아는 "이번 배출가스 등급을 시작으로 제네바 시내로 들어오는 공해유발 차량을 규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적극 찬성했다.
마침 퇴근시간이라 한꺼번에 제네바 시내를 빠져나가려는 차량들이 정체된 도로에서 매연을 잔뜩 내뿜고 있었다. 올리비아는 "이 매연을 결국 제네바 시내에 살고 있는 우리가 다 마시게 된다. 이는 우리가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0대 초반 남성인 알렉산더는 "이번 배출가스 등급 표시 제도에 찬성은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하루 이틀 운행을 막는다고 공해유발 원인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평소에 환경을 생각해 대중교통만을 이용한다. 최근에야 부모님이 대중교통이 거의 없는 곳으로 이사를 가고,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 불가피하게 자가용을 구입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새차 대신 중고차를 구입했고, 전기차를 구입하려다 차선책으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했다.
알렉산더는 자신을 비롯해 "친환경 자동차를 살 수 없는 계층이 많은 만큼, 이들을 위한 지원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보조금 등으로 친환경 차량 구입을 장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대중교통 수단을 확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레만 익스프레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한국은 2018년 7월1일부터 수도권 대기관리권역을 지정해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의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7년 1만70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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