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선거, 또 '실리' 대신 '강성' 택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9.11.2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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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노선 조경근 후보자 지부장 선거 당선…8년 연속 강성 집행부 들어서

현대重 노조 선거, 또 '실리' 대신 '강성' 택했다


현대중공업 새 노조 지부장에 조경근 후보가 당선됐다. 기존 강성 노선의 후보다. 실리 노선 후보 단일화로 6년 만에 집행부 노선 교체 가능성이 고조됐지만, 조합원들의 선택은 '강성 어게인'이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전체 조합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년 임기 23대 지부장(임원) 선거 결과 투표자 9475명 중 기호 1번 조 후보가 54.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기호 2번 유상구 후보는 41.7% 득표율에 그쳤다.

현 집행부 조직인 '분과동지연대회의' 소속의 조 후보는 강성 성향이다. 조 후보는 강성 노선의 현 집행부 사무국장이기도 하다.



올해 지부장 선거는 '실리' 측이 후보를 단일화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였다. 2년 전 22대 선거 때 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당시 4개 조직은 각자 후보를 냈지만 올해는 유 후보가 단독 출마해 조 후보와 2파전을 벌였다.

올해 실리 측이 단일화한 배경은 조합원 피로감 누적이었다. 지난 5월 최고조로 치달은 대우조선 합병 반대 투쟁이 상징적 사례다. '울산 농성전'을 벌이고 여론 질타를 받았지만 정작 합병을 향한 시계추를 돌리지 못했다. 얻은 것 없이 장기 투쟁에 동원된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쌓였다.

파업 남발은 노조 재정 고갈로 연결됐다. 파업을 벌이면 참여 조합원에게 파업 수행금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행부는 조합비 인상을 결정했지만 현장 조직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선택은 올해도 '강성'이었다. 이에 따라 강성 집행부가 8년 연속 현대중공업 노조를 이끌게 됐다. 강성 집행부는 6년간 노조를 이끌었다. 조 후보는 올해 선거에서 '준비된 지부장'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강성의 재신임으로 추후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상과 대우조선해양 합병 등 사측과 갈등을 빚는 이슈에서 기존과 같이 강경 투쟁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 후보를 중심으로 한 새 집행부는 오는 12월 한 달 동안 집행부 구성과 인수인계, 금속노조 임원선거, 지부 대의원대회 등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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