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 단식농성 천막에서 8일째 단식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난 뒤 천막을 나서고 있다. 2019.11.27/뉴스1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자동부의됐다. 이로써 300석의 국회의원 의석수를 지역구 225석과 비례대표 75석으로 나누고,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은 향후 본회의 상정과 처리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회민주주의 파괴, 자유민주주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그 단계, 단계마다 모두 불법이고 모두 무효"라며 "오늘 본회의 부의 간주 통보를 봤다. 날치기 통과다"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 50여명은 의원총회 직후 단식 8일차를 맞은 황 대표의 '단식 텐트'로 집결했다. 오후 12시54분, 의원들은 텐트 앞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폴리스라인을 따라 황 대표의 텐트를 둘러싼 지지자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 "공수처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치권 인사들의 황 대표 방문도 이어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황 대표의 텐트를 찾았으나 서로 대화를 나누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대표는 1분 가량 텐트에 머문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이 주무시고 계셔서 얼굴만 뵙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기력이 없어서 주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고 계셔서 찾아뵙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왔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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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가 황 대표를 찾았을 때 한국당 지지자들과 충돌이 빚기도 했다. 농성 중인 청와대 앞에 도착하자 한국당 지지자들은 일제히 찬송가를 멈추고 "심상정 물러나라"며 야유를 쏟아냈다. 심 대표는 경찰 인력 40여명을 투입해 만들어 놓은 통로와 폴리스라인을 지나 황 대표 텐트 앞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에는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황 대표를 방문했다. 유 사무총장은 2분가량 황 대표를 만난 후 "국회의장께서 '(황 대표의) 건강을 많이 걱정하고 (패스트트랙) 합의 처리가 잘 되도록 대표께서 노력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희상 의장의 말을 대신 전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유 사무총장은 "황 대표가 '감사하다. 의장께서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황 대표를 방문해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