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섬' 제주에 LNG 생산기지…"전국 천연가스 시대로"

머니투데이 제주=권혜민 기자 2019.1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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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제주기지 준공…LNG 발전 통한 안정적 전력 공급·3만세대 도시가스 활용 길 열려

한국가스공사 제주 LNG 생산기지 조감도./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가스공사한국가스공사 제주 LNG 생산기지 조감도./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가스공사


천연가스 혜택에서 소외됐던 제주도에 액화천연가스(LNG)가 공급된다. 청정 LNG 발전을 통해 제주 지역에서 안정적 전력 생산이 가능해지고 각 가정은 도시가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제주를 마지막으로 국내 보급 33년 만에 '전국 천연가스 시대'가 개막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 (24,800원 ▼650 -2.55%)는 28일 제주시 애월읍 제주 LNG 생산기지에서 '제주도 천연가스 생산기지 건설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33년 만에 열린 '전국 천연가스 시대'
제주 생산기지는 4.5만㎘급 천연가스 저장탱크 2기와 80.1㎞의 주배관망으로 구성됐다. 2010년 제10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포함되면서 사업이 본격 추진됐다. 10년간 총사업비 5428억원이 투입됐다.

제주기지는 △평택 △인천 △통영 △삼척에 이은 가스공사의 5번째 생산기지다. 제주 생산기지는 통영기지에서 LNG수송선을 통해 LNG를 받아 기체상태로 바꿔 제주 지역에 보급한다.



천연가스는 액화해 LNG로 만들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들고, 기체상태보다 운송이 쉽다. 때문에 중동, 호주, 동남아시아 등에서 상온 상태의 가스 온도를 영하 162도로 낮춰 액화해 한국에 들여온다. 각 생산기지에선 LNG를 상온에서 다시 기화시켜 활용한다.

제주에 천연가스가 공급되면서 1986년 인도네시아에서 LNG를 최초로 들여온지 33년 만에 전국 천연가스 시대가 열렸다. 그 동안 제주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LNG 공급 혜택을 받지 못했다.

안정적 전력공급·도시가스 활용 가능해져
제주 LNG 배관망./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가스공사제주 LNG 배관망./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가스공사

제주지역은 총 3기의 LNG 발전소 가동을 통해 보다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미 한국중부발전은 지난달부터 105㎿급 한림복합발전의 연료를 중유에서 LNG로 전환해 가동 중이다. 다음달 240㎿급 제주LNG복합발전이 신설되고, 내년에는 160㎿급 남제주 LNG복합발전도 완공된다.

제주 자체 전력공급 능력이 확충되면서 지역의 전력 자립도를 높이고 전력공급 안정성을 확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내년 남제주복합발전소가 가동되면 LNG발전은 제주 총 발전의 34%를 담당하게 된다.

지금까지 제주는 총 발전량의 40%를 해저전력케이블을 통해 육지로부터 공급 받아왔고, 나머지 전력 수요는 화력, 신재생에너지 자체 발전으로 충당해 왔다. 전력수급이 불안정한 탓에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전력 공급 중단 사례는 12회에 이른다.

제주 각 가정은 도시가스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내년 3월 도시가스배관 공사가 끝나면 제주도 내 약 3만세대에 가정용 천연가스가 공급된다. 천연가스는 기존 연료인 등유나 액화석유가스(LPG)보다 저렴하고 사용이 편리하다.

'청정섬' 제주, 친환경 브릿지에너지로 채운다
특히나 적극적인 친환경정책으로 카본프리(무탄소) 청정섬을 꿈꾸는 제주에 LNG 보급은 의미가 크다. 천연가스는 석탄, 석유와 마찬가지로 화석연료이지만 비교적 유해물질 배출이 적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화석연료에서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친환경·저탄소 에너지 시대로 가는 전환기에서 천연가스는 에너지 브리지(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NG 보급은 전기차 등 제주 미래에너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제주도 전기차 보급률은 4.6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LNG 냉열을 이용한 냉동‧냉장사업, 천연가스 차량과 가스냉방, LNG 벙커링 등 연계산업 추진을 위한 기반도 마련됐다. LNG 생산기지와 발전소 운영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 원희룡 제주도지사, 강창일 국회의원,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과 건설 참여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안형철 전 가스공사 제주기지건설단장 등 사업 성공에 기여한 유공자 총 31명에게 훈·포장 등 포상도 진행됐다.

성 장관은 "천연가스라는 새로운 에너지의 도입이 제주도민의 삶과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며 "제주가 미래에너지산업의 상징이 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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