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내년이 더 힘들다는 2금융권…보험·카드 CEO 누가 바뀔까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9.11.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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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계열사 CEO 대거 임기 만료, 세대교체 '유력'..2금융권 인사 향방은

편집자주 금융권이 최고경영자(CEO) 교체 시즌을 맞았다.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의 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비롯해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모든 업권에서 지키려는 이와 도전하는 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당사자나 임직원들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까지 인선과정을 주시한다.

[MT리포트]내년이 더 힘들다는 2금융권…보험·카드 CEO 누가 바뀔까


업황 부진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2금융권은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어 온 '장수' CEO(최고경영자)들의 세대교체 시기에 촉각이 쏠린다. 과감한 세대교체로 분위기를 쇄신할 것인지, 위기상황에서 노련미로 승부를 볼 것인지 셈법이 복잡하다. 금융그룹 계열사 CEO들도 은행발 인사태풍의 후폭풍으로 대거 연임과 교체의 기로에 선다.

◇한화생명 '세대교체' 촉각·미래에셋 등 연임 유력=생명보험업계에서는 내년 초에 임기가 끝나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의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한화생명은 2011년부터 차 부회장이 홀로 이끌어오다 지난해 말 여승주 사장을 영입, 두 명의 대표이사가 이끄는 각자 대표 체제로 바꿨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차 부회장이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다만 여 사장 취임이 1년 남짓에 불과한 데다 회계 제도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내년 초 임기가 끝나면 바로 물러날 지 1년 더 임기가 연장될지는 불투명하다.

또다른 장수 CEO 중 한명인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PCA생명과의 합병을 진두지휘한 후 변액보험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교체 유인이 적다는 평이다.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에이스생명(현 처브라이프) 등을 거쳐 10여년 이상 CEO를 지낸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는 신한생명과의 통합을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할 때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작업에서 오렌지라이프 장단점 꿰뚫고 있는 정 사장의 역할이 상당한 데다 향후 통합 CEO를 선임하는 하는 상황에서 교체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의 경우 통상 ‘1년+1년’ 임기를 준다. 홍재은 사장은 올해 1년 임기를 수행했기 때문에 연임이 유력하다.

◇현대해상 '새수장' 관심·양종희 사장 연임할까=손보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의 새 수장에 관심이 모인다. 2013년부터 이철영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회사를 이끌어 온 박찬종 전 사장이 지난 7월 개인적인 사유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후보로는 현재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조용일 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 부회장은 자회사인 현대해상자동차 손해사정 이사회 의장을 맡은 3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9년간 대표이사를 맡았다. 안정적인 조직운영으로 현대해상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지만 내년에 만 70세로 고령인 데다 장기간 대표직을 유지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할지도 관심이다. 2016년에 취임해 2차례 연임에 성공한 양 사장은 한때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강화한 가치경영을 바탕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으며 연임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오병관 NH농협손보 사장도 올해 말 2년 임기를 마친다. 농협 계열사는 농협의 특수성과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1년+1년’ 임기를 채우고 교체한다.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내년 초 임기가 끝난다. 박 사장의 경우 최근 실적 악화가 두드러져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절반 이상 교체 기로, 카드사 CEO 운명은=카드업계에서는 은행계인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와 전업계인 삼성카드, BC카드 등 8개사 중 절반 이상이 5개사 대표이사의 임기가 곧 만료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 말 3년 임기를 마친다. 최근 4년까지 연장한 전례는 없어 추가 연임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다만 임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 포함돼 있어 조용병 회장의 거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은 2년 임기를 채운 상태로 1년 연임은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6년간 삼성카드를 이끌어 온 원기찬 사장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수익성을 지켜냈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삼성그룹 노조와해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다음 달 중순 나오는 재판 결과가 연임 여부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문환 BC카드 사장은 모기업인 KT의 차기 회장 선임에 연임 여부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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