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근거없이 말하는 트럼프 "북한과 전쟁땐 1억명 사망"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19.11.27 14:51
글자크기

남북한 인구 8000만 안되는데 "1억명 죽는다" 트럼프 주장...WP "'과장'으로 수십년 부동산 거래하던 습성"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했다면 최대 1억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남북한 인구를 다 합쳐도 1억명에 한참 모자라는데 또 특유의 '뻥튀기' 화법으로 과장을 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여태껏 1만건이 넘는 거짓 혹은 과장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루에 최소 10번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전쟁에 대한 생각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전기 작가인 더그 웨드가 발간한 책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Inside Trump's White House)에서 공개됐다. 웨드는 트럼프 대통령을 2년간 인터뷰하면서 이 책을 썼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더 오래 백악관에 머물렀다면 우리는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북한과 전쟁을 했다면 3000만명에서 1억명(100 million people)의 사람이 죽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억명'에 대한 근거는 밝히지 않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남한 인구는 5170만명, 북한 인구는 2566만명 정도이다. 다 합쳐도 7700만명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의 수도인 서울은 북한과의 접경 근처에 있고, 인구가 3000만명에 이른다"고도 했는데, 올 10월 현재 서울시의 주민등록인구는 973만6289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3배나 뻥튀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관련해서도 "4만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2만8000여명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기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1만3000여건이 넘는 거짓말을 했다고 분석했다. 하루 평균 13건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거짓말의 방식은 크게 세가지다. 북한과의 전쟁시 1억명이 사망한다는 주장처럼 어디선가 보거나 들은 내용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부풀리는 방법, 누군가의 주장을 사실로 둔갑 시키는 방법, 일이 다 벌어지고서야 '내가 그렇게 말했지'라고 말하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웨드 작가와의 인터뷰에서도 "TV에 나온 전문가들은 북한과 전쟁이 나면 사망자가 10만~30만명 규모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한국의 작은 마을의 인구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전쟁이 마을 하나를 없앨 수 있다는 얘기를 전문가들이 한 것"이라며 "서울에만 3000만 명이 살고, 김정은에겐 대포만 1만개가 있다. 핵무기가 없어도 사상 최악의 재앙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일자리수 증가 통계를 부풀려서 말하거나, 중국과의 무역적자 부풀기 등 여러 지적을 받았지만 듣지 않았다. 게다가 늘 이러한 주장에는 단 한번도 근거를 댄 적이 없었다.

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음모론을 좋아한다'는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믿음'의 문제보다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음모론'을 애용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과장 혹은 거짓이 섞인 발언이 빈번하는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년간 뉴욕에서 부동산 거래를 해 온 인물로, 이 업계는 일반적으로 '정확성'이 요구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매물을 판매하기 위해선 정직보다는 사실을 과장해야하고, 이러한 습성이 대통령이 되어서도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음모론에는 늘 '최악의 시나리오'가 담겨있고, 이러한 최악을 가정하고 발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더욱 돋보기에 하는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