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비꼬기…칠면조에 '침착해…떨지 말자'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1.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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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앞두고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하원 탄핵조사 비판…크리스마스 전에 탄핵보고서 나올듯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식. /사진=AFP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식.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진행된 '칠면조 사면식'에서 자신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를 비꼬았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칠면조 '버터(Butter)'의 사면식에 참석했다.

칠면조 사면식은 칠면조 한 마리는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지 않고 생을 끝까지 누릴 수 있도록 대통령이 사면해주는 행사다. 이는 1947년 트루먼 대통령 시절부터 몇몇 대통령들이 농부가 기증한 칠면조를 먹지 않고 살려준 데서 유래했다. 1989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때부터 백악관 공식 연례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칠면조 버터의 등에 손을 대고 사면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트럼프 대통령이 칠면조 버터의 등에 손을 대고 사면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면 대상인 칠면조 '버터'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대역 칠면조 '브레드'를 소개했다. 그는 "고맙게도 버터와 브레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을 유지하도록 특별훈련을 받았다"면서 "이건 매우 중요한데 그들은 이미 목요일(추수감사절)에 애덤 시프(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의 지하실에 나가야 하는 소환장을 이미 받았기 때문"이라고 농담을 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공화당은 시프 위원장이 지하에 있는 의회 회의실에서 전현직 당국자들의 비공개 증언을 청취하는 등 탄핵조사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브레드와 버터, 내가 언급해야 할 것은 이전의 목격자들과는 달리 너희들과 내가 실제로 만났다는 사실이야"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하원 탄핵조사에 응한 증인들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닌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의혹을 제기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영한다.



칠면조(Turkey)와 소리가 같은 나라 터키에 대한 농담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내가 터키에 너무 부드럽게 대한다고 비난한다"면서 "우리는 세계 1위의 테러범을 생포했고, 세계 1위인 테러범 알 바그다디를 죽였다"고 했다.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달 26일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살작전에 나서 성공을 거뒀다.

칠면조 브레드와 버터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윌라드 인터컨티넨탈 스위트 룸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AFP칠면조 브레드와 버터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윌라드 인터컨티넨탈 스위트 룸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AFP
앞서 백악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 칠면조협회가 기증한 사면대상 후보인 칠면조 브레드와 버터를 공개했다. 누리꾼들의 공개 투표를 통해 사면식을 치를 칠면조로는 버터가 최종 선정됐다. 하지만 두 마리 모두 사면식 이후 버지니아 공대 사육장으로 옮겨져 함께 보살핌을 받게 된다.

한편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투표를 마무리짓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뒤인 다음달 3일 하원 법사위에 탄핵조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 제출은 탄핵 절차 시작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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