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공세에 LCD 접었는데…"OLED 전환" 또 추격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11.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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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LCD 감산 이어 투자 중단…"중소형뿐 아니라 대형 OLED 추격 위협"

패널별 디스플레이 투자 추이/사진제공=IHS마킷패널별 디스플레이 투자 추이/사진제공=IHS마킷


디스플레이 업계의 탈(脫)LCD(액정표시장치)가 가속화되고 있다. LCD 패널의 수익성 하락에 물량공세를 주도했던 중국 업체마저 빠르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25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0년까지 디스플레이 업계 투자는 LCD와 OLED가 양분했으나 2021년 LCD 투자가 10억달러(1조1700억원)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엔 LCD 분야 투자가 전무할 전망이다.



앞서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오는 2022년 세계 LCD TV 디스플레이용 투자가 종료되고 2023년부터 관련 신규 투자가 전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HS마킷은 3개월 후 LCD 투자 종료 시점이 그보다도 1년 앞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디스플레이 업체의 '탈 LCD' 흐름이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업계 전반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감산에 돌입했다. 세계 LCD 패널 시장점유율 1위 BOE는 지난 8월 10.5세대 LCD 생산라인 유리기판 투입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첫 감산 조치다.

BOE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5억8837만위안(약 980억원)을 기록했다. BOE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3분기 만이다.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 아래인 98달러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147달러)에 비해 31% 폭락했다.

흥하이 그룹 산하의 디스플레이 업체 SDP(사카이 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광저우에 건설한 10.5세대 LCD 공장 양산 시기를 지난 9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했다. SDP는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그룹이 2016년 일본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샤프를 인수한 뒤 2017년에 출범시킨 기업이다.


일본 파나소닉도 LCD 생산을 중단한다. 파나소닉 그룹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의 여파로 2021년 히메지 공장에서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차량용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나소닉은 지난 2016년 실적 악화로 LCD TV용 패널 생산을 중단했는데, 아예 LCD 생산에 손을 떼기로 했다.

업계의 이같은 대대적인 감산 조치에도 공급 과잉으로 인한 LCD 판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BOE 10.5세대 B17라인 증설, CSOT(차이나스타) 10.5세대 T7 투자 등을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LCD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HS마킷은 내년부터 5년간 OLED 분야에 연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 이상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빠르게 OLED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다. BOE는 465억위안(약 7조7700억원)을 들여 충칭에 6세대 OLED 공장 건설에 들어갔으며 비전옥스는 112억위안(약 1조8700억원)을 투자해 광저우에 6세대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모듈 생산라인을 생산한다. HKC는 최근 320억위안(약 5조3500억원)을 들여 8.6세대 대형 OLED 생산라인 착공에 나섰다.

한국 역시 OLED 전환에 올인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을 생산하는 충남 아산사업장 8.5세대 라인 등을 감산하고 QD(퀀텀닷) 디스플레이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LG디스플레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도 중국 광저우 OLED 생산법인에 올해 총 1조453억원을 출자하는 등 OLED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기현 스톤파트너스 이사는 "중국으로서는 더 이상 시장 파급력이 낮은 LCD로는 정부 보조금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OLED 투자로 쏠릴 것"이라며 "OLED는 LCD와는 기술 습득 방식이나 속도가 달라 중국이 추격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막강한 자본력을 통해 대형 OLED 시장 진입도 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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