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 아팠던 구하라…"네이버도 댓글 폐지해라"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19.11.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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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악플 고통 호소한 구하라, 자택서 숨진 채 발견

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 사진=김창현 기자 chmt@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생전 악성댓글에 시달려 온 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앞서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사망으로 포털사이트 다음이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한 가운데 네이버도 비슷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구하라는 지난 24일 오후 6시쯤 강남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 지인이 구하라를 발견하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하라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인과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구하라는 생전 악성댓글로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올해만 두 차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안검하수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어린 나이 시절 때부터 활동하는 동안 수많은 악플과 심적인 고통으로 많이 상처받았다. 어린 나이에도 안검하수를 하는 덴 다 이유가 있지 않겠냐"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단 한번도 악플에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저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라며 "어떤 모습이든 한 번이라도 곱게 예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후 구하라는 지난 6월에도 "앞으로 악플 조치 들어가겠다. 악플 선처 없다"라는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제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여러분들께서도 예쁜 말 고운 시선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수 겸 배우 설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가수 겸 배우 설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구하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연예뉴스 댓글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하라가 악성댓글로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다수의 누리꾼들은 "댓글 실명제나 댓글 폐지하자", "네이버도 연예뉴스 댓글 폐지하자" 등의 의견을 냈다.


앞서 설리의 사망을 계기로 악성댓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지난달 31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가 폐지됐다.

당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하는 배경에 대해 "최근 안타까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예 섹션 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데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다"며 "인물 관련 검색어 또한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검색 편의를 높인다는 애초 취지와는 달리, 사생활 침해와 명예 훼손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이버의 댓글 정책은 지금까지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당시 네이버는 "(카카오 댓글정책 개편과 관련) 현재 논의 중인 사안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AI 기술을 적용해 악플을 탐지하고 자동으로 숨겨주는 '클린봇'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 스포츠와 쥬니어네이버, 네이버 웹툰 등에 적용했다. 향후 네이버는 클린봇을 네이버 뉴스 등으로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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