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우주’ 구매자 미스터리…“한국인 아니다” VS “20대 한국인 컬렉터”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9.11.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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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억 한국 미술 최고가 경신한 ‘낙찰자’에 관심 집중…송자호 큐레이터 “애매한 부분 있어”

김환기, '우주'(Universe 5-IV-71 #200), 1971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김환기, '우주'(Universe 5-IV-71 #200), 1971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23일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 역사상 최고가인 131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대표작 ‘우주’의 주인공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술계 관례상, 낙찰자의 신원은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구매자가 20대 한국 컬렉터라는 얘기가 퍼지면서 ‘사실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주’는 10분이 넘는 치열한 경합 끝에 약 131억 8750만원(8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구매 수수료를 포함하면 150억원이 넘는다.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의 경매를 담당한 크리스티코리아 측은 낙찰가를 알리면서 구매자는 “한국인이 아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K씨가 보낸 ‘긴급속보’라는 제목의 메일에는 “한국인이 최종 구매자”라며 간단하지만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K씨 내용에 따르면 25세 한국인 송자호 큐레이터가 마지막까지 전화응찰로 치열한 경합으로 따라갔으며(구매의사가 확실해 최종 가격까지 경합했다는 의미) 미국 국적의 송씨 대리인이 직접 전화연결로 낙찰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구매 목적은 송씨 개인의 수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학준 크리스티코리아 대표는 “구매자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보도자료 내용은 변함이 없다”며 “송자호 큐레이터가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낙찰자가 한국인이냐 아니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자, 송자호 큐레이터는 24일 오전 한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직·간접적으로 구매에 관여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한국 미술 경매 시장에서 ‘최초’와 ‘최고’ 기록이 나오면서 송 큐레이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송씨는 송승헌 전 동원건설 회장의 장손으로, 동원건설에서 문화예술 분야를 도맡고 있다. 현재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의 수석큐레이터다.

미국 보스톤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뉴욕으로 이주한 그는 2015년부터 동원건설 큐레이터로 입사해 다양한 전시의 기획과 후원을 담당해왔다.

그는 올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업 대신 미술을 선택한 것에 대한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다”며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상, 꿈꿔온 것을 이뤄내고 싶어 이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송 큐레이터는 국내 신인작가를 후원하고 다양한 작품을 수집하면서 국내외 갤러리로부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걸그룹 카라 출신의 박규리와 연인 사이로도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린 ‘낙서 천재’ 존 버거맨 전시회에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송 큐레이터는 “앞으로 기획하는 전시에 연예인 등을 참여시켜 대중적으로 더 알리고 싶다”며 미술의 대중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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