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국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추진(종합)

머니투데이 오상헌 , 김평화 기자 2019.11.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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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강경화-모테기 만나 "정상회담 공감, 조율하자"...수출규제·강제징용 '후속조치' 집중 논의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11.23.          amin2@newsis.com[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11.23. [email protected]


한일 외교장관이 다음달 하순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때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오후 일본 나고야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서로 회담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15개월 전인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가 마지막이었다.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의 이날 회담은 예정 시간을 20분 넘겨 약 35분간 진행됐다. 강 장관은 "모테기 외무상과 두 번째 만남이었는데, 상당히 진지한 면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제 양측이 어렵게 협의를 통해 만들어 낸 양해사항에 대해 일단 양국 수출당국 간 협의가 개시돼야 한다는 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우리로선 협의를 통해 수출규제 조치가 조속히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어 "일단 하나의 큰 고비를 서로 어렵게 (넘겼다). 약간의 돌파구(break through)가 생겼고, 우리로선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시간을 일단 벌긴 했지만, 많은 건 아니다. 선의의 협의를 수출당국은 수출당국대로, 외교당국은 외교당국대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장관 모두 한일관계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재확인했다"며 "양측이 각각 조치를 취한 데 대해서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협의를 위해 개시하는 수출관리당국간 국장급 대화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문제도 논의된다"며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중 1개는 규제를 풀려면 신뢰가 축적돼야 한다. 허가 횟수가 쌓이면 (포괄허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선 한일 갈등의 근저에 있는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해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강 장관은 "서로 간 이견은 있지만, 당국 간 논의해온 것을 짚어보고 앞으로 계속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외교당국 국장급 정례 협의체 외에 고위급 대화를 제안한 데 대해선 "소통 채널에 대한 얘기는 오늘 없었다"며 "간극이 굉장히 큰 상황에서 서로 선의를 갖고 논의(discussion)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제징용 문제가 풀려야 내달 한일 정상회담이 가능하지 않냐는 취지의 질문에 "전혀 상관없다고 보긴 힘들겠지만 논의 개시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한일 정상회담 개최 의지에는 인식의 접근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일 외교당국은 내달 초중순쯤 서울에서 국장급 정례 협의를 열 계획이다.

이 당국자는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선 "아직 입장차가 있어서 궁극적인 의견 일치에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느 정도 (이견이) 좁혀지고 신뢰가 쌓이게 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강 장관은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약 25분 간 만나 한일 관계와 한미관계, 한반도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강 장관은 설리번 부장관에게 지소미아 종료 결정 유예 배경을 설명하고 한일 갈등 조기 해소를 위한 미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설리번 부장관은 한일 양국이 대화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마련한 것을 환영하고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강 장관과 설리번 부장관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조속한 재개에 공감하고,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양국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강 장관은 "큰 폭의 증액은 기존 특별협정(SMA) 틀 내에서 수용하기 힘들다. 국회 비준도 받아야 한다"며 "(한미) 협상단이 상호 수용가능한 방안으로 협상하도록 독려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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