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수사 등에서 보여준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이름 첫자의 자음 부분만 딴 'ㄱ, ㅇ, ㄱ, ㅇ, ㅈ'이라는 명단까지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 그것도 검사 간 직역에 따른 갈등은 예전에도 있었다. '법무부 오적' 이전에는 수사검사와 공판검사의 갈등 때문에 생긴 '공판 오적'이 바로 검사 간 갈등을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이었다.
'검사는 역시 수사'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도 하고 검사들 역시 아직까지는 공판부보다는 수사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공판중심주의가 자리를 잡고 국민참여재판 확대 등으로 이러한 기조도 변하고 있다. 또 피의사실 공표 문제 등으로 수사 단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결정적인 진술이나 증거들이 재판에서 갑자기 드러나는 경우도 많아 공판검사의 역할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에서는 지난 7월 '공판 어벤저스' 팀을 꾸리기도 했다. 국민참여재판, 증거법 이론분석 등 공소유지 업무 전반과 관련 있는 전국구 전문가들 20여명이 자신의 공판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있는 것. 재판에서 쓰는 프레젠테이션(PPT)을 만드는 스킬부터 효과적인 증거현출과 증인신문 방법 등을 공유한다.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고유정 사건'에도 공판 어벤저스 팀이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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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은 평소 후배 검사들에게 "배틀필드(전장)는 조사실이 아니라 법정"이라며 공소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대검이 각각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내용에도 직접수사를 줄이고 형사부와 함께 공판부를 강화하는 것이 공통 사항으로 들어있다.
이러한 공판 강화 기조에는 당연히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공판검사들 사이에선 '공판 오적 명단이 매년 업데이트된다'는 말이 농담처럼 전해온다.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 속에 공판 강화를 위한 시스템적인 개선이 소홀히 다뤄진다면 공판검사들은 과연 내년에 누구를 공판 오적 명단에 올려야 할까.
2017년 방영된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황시목 서부지검 형사3부 검사 역을 맡았던 배우 조승우의 모습. 법정에 나서기 전 검사 법복을 입었다. /사진=비밀의 숲 영상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