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랜드 옷 샀는데…태그 떼보니 '유니클로'"

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 2019.11.2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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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클린어벤져스' 대표 "국내 토종 패션 편집숍 M사에서 산 옷, 태그 제거하니 유니클로 제품" 주장

이준희씨가 공개한 국내 패션 편집숍 M사에서 최근 구매한 의류에 유니클로 택(태그)를 덮은 흔적과 세탁라벨을 제거한 흔적이 남아있다./사진제공=이준희이준희씨가 공개한 국내 패션 편집숍 M사에서 최근 구매한 의류에 유니클로 택(태그)를 덮은 흔적과 세탁라벨을 제거한 흔적이 남아있다./사진제공=이준희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유니클로'가 이번엔 '택(태그) 갈이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토종 브랜드라고 홍보하던 패션 편집숍 M사가 유니클로 옷을 택만 바꿔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클린어벤져스'에는 '죄송합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 실패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최근 경기도 고양 스타필드에 입점된 국내 패션 편집숍 M사에서 2900원의 의류 두 장을 구매했는데, 택을 떼보니 유니클로 제품이었다는 걸 알게 돼 항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영상의 주인공이자 클린어벤져스의 대표 이준희씨는 "평소 목 뒤에 위치한 택이 불편해 제거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를 제거하다 숨어있던 유니클로 상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 속 의류에는 유니클로 상표 위에 다른 로고가 덧대어진 일명 '택갈이'가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니클로 제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세탁라벨 또한 깔끔하게 제거된 상황이었다.

이씨는 곧바로 매장에 항의했다. 해당 매장의 매니저는 이씨가 유니클로 제품을 판매한 것이냐고 묻자 "2900원에 판매하는 제품들이 (유니클로와) 공장이 같은 데서 (생산을) 하다 보니 택이 그렇게 부착됐다"며 "저희도 물량을 엄청 많이 받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판매를 한 건데 고객님께서 싫으시면 환불해주겠다"라고 답했다.


이준희씨가 최근 국내 패션 편집숍 M사에서 '택갈이'된 유니클로 제품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은 구매를 증빙하는 영수증/사진제공=이준희이준희씨가 최근 국내 패션 편집숍 M사에서 '택갈이'된 유니클로 제품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은 구매를 증빙하는 영수증/사진제공=이준희
하지만 이씨는 "환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정서상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맞는가 싶다"며 "나는 유니클로가 싫어 M사의 제품을 사는 것인데 황당하다"라고 재차 항의했다. 이어 "아무리 편집숍에서 판매하는 것이지만 유니클로 제품을 택만 떼어내서 팔아도 되는 것인지, 이렇게 택갈이를 할 것이면 원제품 정보는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매니저는 "대량으로 옷을 구매할 때 미리 계약을 하는데, 그 사이에 그런 일(일본 불매 운동)이 터져서 (제 입장에선) 팔면 안 되겠다는 말씀을 못 드리고 저렴히 판매하게 됐는데 고객의 입장을 미쳐 제대로 생각 못 하고 팔았다"고 사과했다.

이씨는 "국민 정서상 유니클로 불매를 열심히 하는데 믿고 산 업체에서 유니클로 옷을 버젓이 택만 가려서 판다는 것 자체가 배신감 든다"며 "M사가 작은 회사도 아닌데 실수라고 보기엔 택도 제거하고 너무 악의적인 것 같아 잘못된 행동 같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본사에 이를 항의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씨를 대신해 본사에 문의한 매장 매니저는 "상황을 파악해보니 고객들이 저렴히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찾아보다 해외 공장에서 물건이 배송됐는데 (유니클로) 제품인 줄은 모르고 (판매)한 것 같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씨는 "모르고 했다면 택을 왜 다 뗐을까"라며 "작업이 다 된 상태에서 받아 몰랐다는 게 납득되질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현재 이씨는 아직까지 본사로부터 연락이나 해명을 듣지 못한 상태다.

이씨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를 통해 "평소 M사가 '국내토종브랜드', '광복절 맞이 할인' 등의 국내 브랜드임을 어필하고 있어 더욱 괘씸하게 느껴진다"며 "국내브랜드를 어필하는 회사라면 기업에서 지켜야 하는 양심이나 도리 같은 게 있지 않나, 앞으로도 국민 정서에 부합하게끔 일본 제품을 택갈이 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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