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의 원하는 건 중국…난 현재 만족"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1.2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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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미중 무역합의,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WSJ "미중 무역협상 교착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중국은 합의를 원하지만 자신은 현재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무역합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합의를 이루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합의를 하길 원하나"라고 되물은 뒤 "나는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각료회의에서 "만약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실패한다면 대중국 관세를 추가로 인상하겠다"며 "중국은 내가 좋아하는 합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나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대중 관세 수입 덕분에) 나는 지금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이날 미 행정부 주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초 양국은 이달 중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통신에 따르면 미중 양국의 합의가 늦어지는 것은 중국이 더 많은 추가관세를 철회하길 요구하는 가운데 반대로 미국도 자국산 농산물 구매 등 중국에 대한 요구 수준을 높인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기존 추가관세 철회를 무역합의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반면 미국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강제 기술이전 방지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관세 철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식통을 인용,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impasse) 상태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추가관세 철회와 농산물 구매 규모 등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홍콩 시위 문제도 변수가 되고 있다. 전날 미 상원이 홍콩 인권 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 정부는 "주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상호 관세 철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아무 것에도 합의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중국 정부는 대중 추가관세 철회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실망해 미중 무역합의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보도했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10월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무역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아직 합의문에 서명하진 못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은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했다. 또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1월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칠레가 자국내 대규모 시위 사태를 이유로 회의 개최를 취소하면서 서명 일정이 사실상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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