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인기에도 정작 돈은 안 된다, 왜?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9.11.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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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동원F&B·풀무원 등 수익성 부진

가정간편식 인기에도 정작 돈은 안 된다, 왜?


가공식품 업계가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다양한 제품 출시로 판매·매출은 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 내수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단가 인상으로 수익을 회복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대형 할인점 등 유통업계의 경쟁이 납품단가 인하 압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고민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동원F&B 등 주요 종합식품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업체들이 많았다. 롯데푸드 등 간편식 사업부문을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한 기업들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특히 마케팅 비용이 증권업계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분기 매출액(대한통운 등 물류 제외)이 3조4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었다. 영업이익은 14.3% 줄어든 1810억원을 기록했다. 동원F&B는 매출은 4.5%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7.4% 감소했다. 풀무원은 영업이익이 30% 감소했고 롯데푸드가 영업이익이 23% 감소했다.

가공식품 부문의 비용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 출시하고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져 마케팅, 판촉 비용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판관비가 28.2% 늘었고 동원F&B와 풀무원도 각각 8%,16%씩 증가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은 식품기업들의 마케팅비가 예상보다 좀 컸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성장 단계인 가정간편식 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강화돼 왔다. 특히 1, 2위 점유율 경쟁을 시작한 냉동만두, 죽, 김치 등의 대표적인 가공식품군에서 판촉 경쟁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촉 비용 확대, 납품 단가 인하 압력 등도 수익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과 롯데푸드 등 대규모 HMR 설비투자에 나선 기업들도 초기 가동 비용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단가 인상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업체들은 해외 사업을 확대하거나 제품 구조조정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실적발표 때 밝힌 것과 같이 판촉비 축소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고 이는 다른 업체들에게까지 번져나갈 것"이라며 "4분기 이후 영향이 가시화 되고 내년에는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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