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주유소로 돈 못번다"…변신하는 주유소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9.11.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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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GS리테일, 美 전동킥보드 스타트업 '라임'과 손잡고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

미래형 주유소 개념도/사진=GS칼텍스미래형 주유소 개념도/사진=GS칼텍스


2025년 김미래씨(35)의 아침 출근길. 김씨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주유소까지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서 주유소에 주차된 공유차량으로 환승해 직장에 도착한다.

국내 주유소가 전기자동차 및 전동킥보드 충전소로 속속 변신을 예고하면서 미래에는 이같은 모빌리티(이동형태)가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 허브'되는 주유소…GS칼텍스, 美 전동킥보드 스타트업 '라임'과 협업
GS칼텍스 직원이 서울 삼성로주유소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GS칼텍스GS칼텍스 직원이 서울 삼성로주유소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GS칼텍스
GS칼텍스와 GS리테일은 19일 글로벌 1위 전동킥보드 공유기업 '라임(Lime)'과 전동킥보드 공유사업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띠리 GS칼텍스-GS리테일은 라임과 손잡고 GS칼텍스 주유소, GS파크24 주차장, GS25 편의점에서 전동킥보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3사는 또 앞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소규모 모빌리티) 공유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협업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GS칼텍스와 GS리테일, 라임은 이번달 21일과 28일, 다음달 5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서울시 강남구 GS타워에서 퍼스트라이드(First Ride) 행사를 개최한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동킥보드 사용법 안내 및 시승, 안전교육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GS칼텍스는 이번 라임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주유소를 '모빌리티 서비스 간 연계 지점'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 주유소가 전동킥보드 충전 네트워크가 되는 셈이다. 고객은 출발지에서 인근 주유소까지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서 주유소에 주차된 공유차량으로 환승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게 되는 등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이동이 가능해진다.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주유∙세차∙정비 등 일반적인 서비스 뿐만 아니라 카셰어링, 전기차∙수소차 충전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게 된다. 이밖에 택배 서비스 ‘홈픽’, 스마트락커 서비스 ‘큐부’ 등 물류 허브 기능도 포괄하는 ‘모빌리티 & 로지스틱 허브’로 주유소를 재정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미래형 주유소를 ‘모빌리티 & 로지스틱 허브’로 구축해 나가기 위해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분야의 사업들을 계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GS리테일과 함께한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계열사간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 확대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전동킥보드 '라임'. 공유경제의 한 형태다. 라임 앱을 깔면 사용자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전동킥보드를 찾아 이용할 수 있다./사진=라임 홈페이지전동킥보드 '라임'. 공유경제의 한 형태다. 라임 앱을 깔면 사용자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전동킥보드를 찾아 이용할 수 있다./사진=라임 홈페이지
GS리테일은 소매 점포망이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해 각종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GS리테일은 2016년부터 GS25와 GS슈퍼마켓 55개 점포에 전기차 급속 충전 설비를 설치해 운영 중이고, 지난 8월부터 전국의 GS25를 통해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 요금을 조회·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GS리테일의 전기차 급속 충전 서비스의 이용 건 수는 한 달에 약 1000 건에 달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조회·납부 서비스의 이용 건 수도 지난 3개월 동안 2만 건이 넘었다.

라임은 2017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됐다. 설립된지 불과 1년 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으며, 우버가 소유하고 있다. 최근 누적 탑승횟수 1억건을 달성했으며,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시애틀,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 120여개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유소로 돈 못번다…전국 주유소 포화상태, 친환경·공유경제로 급속이행中
정유업계에서는 "더 이상 전통적인 주유소 모델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국 주유소가 2010년을 기점으로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고, 모빌리티 역시 친환경 및 공유경제로 급속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는 정유사 직영보다는 자영(개인 소유)이 훨씬 많다"면서 "전국에 주유소가 8000개 이하 정도이면 적당한 수준인데, 2010년 이후 1만3000개를 넘었다가 최근에는 줄어들어 1만1500여개 가량"이라고 전했다.

주유소 갯수가 많다보니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주유소의 수익성도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추가로 생겨난 알뜰주유소는 주유소간 출혈경쟁에 불을 붙였다. 여기에 기름처럼 세금을 매기지 않는 순수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 새로운 형태의 친환경차들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앱 호출만으로 차나 킥보드,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공유경제 시장도 전 세계적으로 계속 커지는 추세다.

이같은 시장 트렌드에 따라 국내 정유사와 주유소도 변신을 준비중이다. 지난 1일 SK네트웍스는 보유하고있던 직영 주유소 310여곳에 대해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1조원대의 이 매각딜이 완료되면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는 현대오일뱅크로 간판을 바꿔달게 된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올해 7월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1위 전기차 충전기 제작 기업인 '중앙제어', 충전기 운영 전문 기업인 '차지인'과 손잡고 내년까지 서울·부산·대구·속초에 있는 주유소와 카페, 대형 마트 등에 전기 급속 충전기 10여개를 운영하게 된다. 또 향후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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