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3년 만에 창업자이자 조부인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1910~1987년)의 32주기 추도식에서 참배를 마친 뒤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급 이상 CEO(최고경영자) 50여명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추도식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저희 가족을 대표해 점심 대접을 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도식을 찾았을 때도 현장은 비공개로 진행돼 별도의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올해 추도식 3일 후인 22일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2차 공판이 예정된 데다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룹의 비전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달 25일 1차 공판에서 재판장은 '이재용 총수의 선언'을 화두로 던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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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이에 화답하듯 지난 1일 창립 50주년 기념 방송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상생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단 오찬 회동에서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 계열사도 '상생'의 가치를 새로운 성장 전략이자 경영철학으로 명심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 창업주의 사업보국 의미를 이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 사장들과 돌아본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라며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가 창업이념을 되새기며 미래를 그리는 것이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상황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선영 인근은 수십명의 경호 인력이 배치돼 삼엄한 경기태세를 갖췄다. 이 부회장은 오전 10시20분쯤 선영에 도착했다.
거의 같은 시각 이 부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여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입장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오너가가 함께 공식 호암 추도식 날짜에 고인의 뜻을 기린 것은 3년 만이다. 이건희 회장은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2014년부터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오전 10~11시 사이엔 주요 계열사 사장단 50여명이 추도식에 참석해 호암의 창업정신을 기렸다. 추도식은 선영에서 묵념을 하고 고인의 뜻을 기리는 방식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가족 추도식이 끝난 후 사장단 추도식이 별도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오전 9시30분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딸 이경후 CJ ENM 상무가 앞서 선영을 찾아 추도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오전 10시10분쯤 선영을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 오너들과는 마주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엔 CJ (123,200원 ▼300 -0.24%)그룹, 한솔그룹 등 경영진이 선영을 찾아 추도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호암 추도식은 범 삼성가의 공동행사로 20여년간 진행됐다가 2012년 삼성과 CJ의 분쟁 이후 분리해 진행됐다.
호암의 기제사는 이날 저녁 이재현 회장 주재로 CJ인재원에서 열린다. 기제사는 2010년까지 서울 장충동 자택에서 열리다 2011년부터 CJ인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