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사관 향한 '홍콩시위 지지' 물결 "탄압 중단하라"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19.11.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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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정부에 "홍콩 항쟁의 5대 요구 수용" 요구…23일 명동서 또 한번 집회 열어

청년단체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청년단체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콩 항쟁 지지한다" "시진핑·캐리 람 정부는 탄압을 중단하라"

홍콩 시위를 지지하고 폭력 진압에 나선 중국·홍콩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중국 대사관까지 향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한 홍콩 시위 지지 움직임이 갈수록 퍼져가는 모양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등 학생 단체 소속 약 30명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항쟁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이화여대 등 여러 대학의 동아리도 참여했다.



이들은 홍콩 시위를 강경 진압하라고 요구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규탄하는 의미로 중국 대사관을 찾았다.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미신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산을 요구한 경찰과 잠시 충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한 참가자는 "며칠 전 경찰과 통화하니 (사안이) 민감하니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소속 한수진씨는 "일부 중국인 유학생이 대자보를 훼손하고 욕설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그런 행동을 애국으로 규정하고 홍콩 시위를 폄하했기 때문"이라며 "중국과 홍콩 대중이 아빠 시진핑과 딸 캐리 람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단체 회원들이 19일 오전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중구 명동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청년단체 회원들이 19일 오전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중구 명동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이화여대 홍콩 유학생회장 등가원씨는 연대 메시지를 통해 "이번 시위는 홍콩의 독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누리고 있던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것뿐"이라며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부를 과연 민주주의 정부라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한국 정치권의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 박도형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공동대표는 "왜 이런 심각한 국가 폭력과 인권 침해 문제에 우리나라 정부와 권력자들은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도중 한 남성이 주최 측을 향해 중국어로 소리를 지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시진핑·캐리 람 정부의 탄압은 더 강력한 저항을 부를 뿐"이라며 "1987년 항쟁 때도 전두환 정권은 6·29 선언을 앞두고 탄압 수준을 높였지만 결국은 항쟁이 승리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홍콩 항쟁 지지한다' '5대 요구 수용하라' 'Stand with Hong Kong'(홍콩을 지지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중국 대사관이 있는 명동 일대를 행진했다.

점심시간을 맞아 외국인 여행객이 다수 있었지만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나흘 뒤인 이달 23일 서울시청과 명동 일대에서 또 한 번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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