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에도 외국인 '팔자' 나선 이유?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1.1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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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미·중 무역협상 불안감, MSCI 내 한국 비중조정 우려 작용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스피 지수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과 글로벌 증시 호황 등으로 크게 반등했지만 주요 투자 주체인 외국인의 매도세는 여전히 이어진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일부 불안감과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에서 한국 주식의 비중 조정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증권가에서는 전체적인 수급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코스피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총 1조원 어치에 달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매수세로 돌아선 듯 했지만 최근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증시가 연일 최고점을 돌파하면서 코스피도 수혜를 입고 있음에도 외국인들은 오히려 '팔자'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57포인트(0.05%) 상승한 3122.03을 기록하며 하루만에 최고치 기록을 다시 경신했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이날 최고기록을 다시 썼다.



미국 증시가 상승할 동안 코스피의 상승폭은 더 컸다. 11월 들어 다우지수가 3.66%, 나스닥은 3.1%, S&P500은 2.78% 각각 올랐는데 코스피는 이 기간 3.7% 상승으로 미국 증시보다 초과수익을 기록했다.

코스피의 강한 반등에도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것은 여전히 남아 있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과 글로벌 대표지수인 MSCI에서의 비중 조정 영향 때문인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에 있어 스몰딜(부분적 합의)을 이루기로 했지만 서명이 늦어지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물품에 대한 관세 철회에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는 소식 등이 들려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한 것이다.


미국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의 불안 요소에도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 덕에 연일 상승 랠리지만 한국은 기업들의 실적 감소 등으로 펀더멘털이 약해 외부 이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의 이슈는 MSCI의 비중 조정이다. MSCI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네셔널이 산출하는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인데, 해당 지수에 편입되는지 여부에 따라 각 종목의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MSCI는 지수 내 중국A주(중국인과 일부 외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주식) 비중을 높이기로 하면서 지수에 포함된 한국 주식들의 비중이 낮아질 우려가 제기됐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달말 예정된 지수 조정에 따라 한국 비중은 기존보다 0.3~0.4%P(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수급을 제약하는 여러 악재들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수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SCI 비중 조정으로 외국인 수급 부담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등 내부적인 수급여건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한국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 등과 더불어 국내 유동성 증가율이 기존에 비해 가속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 역시 내부 수급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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